복지부, 불법 리베이트 업체 131개 품목 약값 인하 단행

  • Array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年 수백억 매출 감소… 제약사들 “벌벌”

보건복지부가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제약사에 대해 약가 인하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동아제약의 ‘스티렌’(위염 치료제)은 연간 176억 원의 매출이 줄어들게 됐다. ‘오로디핀’(고혈압 치료제)은 연간 매출액이 278억 원에서 222억 원으로 줄어든다. 두 제품만으로도 동아제약은 연간 232억 원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

22일 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약가가 인하된 131개 품목의 매출 감소액은 연간 400억∼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리베이트 수사가 진행 중이라 결과에 따라서는 추가 인하에 따른 매출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매출 감소액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사는 동아제약이다. ‘스티렌’은 약쑥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천연물 신약으로 위염치료제 시장을 석권한 동아제약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이다. 지난해 한 해에만 87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은 연간 10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약가가 20% 인하되면 20억 원의 매출이 감소한다. ‘애니디핀’(고혈압 치료제) 역시 15억 원이 줄어든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잘탄이 455억 원, 아모디핀이 4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약가 인하 폭이 1.82%로 미미해, 매출 감소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범정부적으로 진행 중인 리베이트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인하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약가는 최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2년 내에 리베이트 행위가 다시 적발되면 최대 40%까지 약가를 인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0원에서 800원으로 인하된 약이 다시 리베이트가 적발되면 약가는 480원이 된다.

제약사들은 정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제약사들은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아니라 제약사원의 개인적 행위였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제약사들은 행정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리베이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워낙 좋지 않아 적극 행동에 나서기를 망설이는 제약사가 더 많다. A제약사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리베이트로 인한 약가 인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징벌적 처분이다. 다른 약가 인하 조치와 연결해 인하 폭이 크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송지은 인턴기자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4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