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예체능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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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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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교과목 중심 프로그램에 제동

다음 달부터 서울 초중고교의 방과후학교 활동이 교과교육 위주에서 문화 예술 체육 봉사 야외체험 활동 위주로 바뀐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 배정한 방과후 활동 예산의 절반을 교과 외 프로그램에 쓰게 하고, 방과후 교육활동 혁신 여부를 학교와 학교장경영능력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11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학생들이 방과후에도 교과학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만들자는 취지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서울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7만726개 중 교과 관련 강좌는 60.8%(4만3011개)다. 특기적성 강좌는 39.2%에 불과하다. 교과강좌 비율은 초등학교 32.2%, 중학교 77.3%, 고교 90.5%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에 중고교생 10명 중 3명은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 토요 휴업일에 중고교생의 17.6%는 학원 등에서 교과학습을 보충하고 9.1%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3.6%는 예체능 학원 강좌를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정규학습 시간 외에는 교과활동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방과후, 토요 휴업일, 방학 중 교과 외 프로그램을 초등학교는 70∼80% 이상, 중학교는 40∼70% 이상, 고교는 20∼3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교과 외 프로그램 가운데 인성·리더십 함양 프로그램은 올해 10%, 2012년 15%, 2013년 20%로 늘리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이 권하는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교육(1인 1악기) △초3 기초수영 교육 △중학생 도전활동(레슬링 씨름 태권도 등) △중3 일주일 직업체험 교육 △인성·리더십 함양 프로그램 △진로교육 △농산어촌 체험활동 등이다.

앞으로 시교육청은 학교가 방과후 활동 예산의 절반을 교과 외 프로그램에 쓰게 하고, 다음 해 예산 지원에도 그 성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는 교과 외 영역 운영 성과가 미흡하면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학교평가를 할 때도 문예체나 봉사활동 같은 프로그램 비율을 반영하기로 했다. 학교장경영능력평가 지표에는 △학생건강체력 4, 5급 감소율 △동아리와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노력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교사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 같은 지표를 넣기로 했다.

방과후 활동을 교과 위주로 하거나 자율학습에 학생을 강제로 참여시키는 학교는 특별장학지도를 계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획일적인 방안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서울 A고 교장은 “1월부터 교과 위주 방과후 학교 참여율이 높은 학교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는데,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다. 문예체 위주도 좋지만 학원도 못 가는 어려운 지역에선 방과후 학교를 교과 위주로 운영하길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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