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머서, 차단벽 없이 온갖 화학물 매립”… 前주한미군 앤더슨 추가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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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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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주민 건강 걱정”

옛 캠프 머서 터, 전파탐지기 조사 시연 31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옛 캠프 머서 터에 있는 육군 1121공병대에서 민관공동조사단 매몰지 탐사 기사가 전자파탐사기를 이용한 탐사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부천=사진공동취재단
옛 캠프 머서 터, 전파탐지기 조사 시연 31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옛 캠프 머서 터에 있는 육군 1121공병대에서 민관공동조사단 매몰지 탐사 기사가 전자파탐사기를 이용한 탐사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부천=사진공동취재단
“캠프 머서(경기 부천시 오정동 소재)에 대해 계속 걱정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곳이 어떤 상황인가요?”

1977년 여름 미 육군 2사단 사령부로부터 2사단 전체 창고에 남아있는 모든 다이옥신을 창고에서 꺼내 폐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래리 앤더슨 씨(63·사진)는 5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되물었다.

1968년과 1977, 78년 두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앤더슨 씨는 앞서 기자와의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1968년 캠프 머서에서 직접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를 막사에서 뿌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5월 27일자 A4면 참조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퇴역 주한미군 래리 앤더…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미군 “캠프캐럴 내주 레이…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여야 “미군에 책임 못묻는…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한국에 고엽제 미사용분…


캠프 캐럴 주변 토양 조사 31일 한국환경공단 직원들이 경북 칠곡군 캠프 캐럴 주변에서 미군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토양 조사를 하고 있다. 칠곡=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캠프 캐럴 주변 토양 조사 31일 한국환경공단 직원들이 경북 칠곡군 캠프 캐럴 주변에서 미군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토양 조사를 하고 있다. 칠곡=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앤더슨 씨는 “1968년 캠프 머서에서 동료 미군들이 구덩이를 파고 화학물 쓰레기를 파묻었다”며 “나한테 그곳이 오염됐다고 말해서 내가 제독(除毒) 작업을 위해 파우더를 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미국에 돌아와서도 캠프 머서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캠프 머서에 매립한 화학물질은 어떤 차단 장벽도 없이 매립됐기 때문에 주변 토양과 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앤더슨 씨의 주장이다.

의무병으로 1968년 경기 의정부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에서 복무한 그는 캠프 머서에서도 파견 근무를 하면서 봄부터 여름까지 캠프 내 화장실과 막사 및 식당 등 모든 건물 주변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증언했다.

앤더슨 씨는 “캠프 머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에이전트 오렌지는 출산 결함이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더슨 씨는 “캠프 머서는 한국전쟁 이후 화학물 쓰레기를 매립하는 곳으로 1968년 캠프 머서에는 온갖 종류의 화학물 쓰레기가 다 묻혔다”며 “이곳에 다이옥신이 매립돼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앤더슨 씨는 “한국군이 캠프 머서를 넘겨받았다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며 그곳에 복무하는 군인과 인근 주민 및 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화학물질 쓰레기는 에이전트 오렌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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