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투어]“자연이 만든 생태계 박물관… 공룡이 살던 1억년전부터 있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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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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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 우포늪은 자연과 생태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 우포늪은 자연과 생태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최근 환경 관련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개발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해주지만 자연환경을 파괴함으로써 잃는 것도 적잖다. 현재 거의 찾아보기 힘든 ‘늪’이 대표적인 사례. 늪은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시키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효과를 막는 한편, 비가 많이 올 땐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해 홍수를 막기도 한다. 하늘이 준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우포늪(경남 창녕군 창녕읍)으로 가보자. 이 늪은 ‘생태계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초등 1학년 ‘슬기로운 생활’부터 중1 과학 ‘생물의 구성과 다양성’까지 거의 모든 학년에서 생물, 환경, 생태계 관련 내용을 다룬다.》
○ 우포늪은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아무래도 생태관에 먼저 들러 사전 지식을 쌓는 게 좋겠지?”

우포늪을 제대로 보려면 생태관부터 들르는 게 좋다. 생태관 1층에는 △국내 습지와 우포늪의 특징 △우포늪의 사계 △우포늪의 가족들 △우포늪 모형 등으로 구성된 자료가 있다. 2층에선 각종 도서자료를 통해 우포늪에 사는 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우포늪 수생식물의 종류와 특징 △어류 곤충 수생식물의 산란기와 개화기 △먹이사슬 △생태지도 등을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우포늪은 언제 만들어졌대요?”

“1억4000만 년 전에 생겼단다. 공룡이 한창 번성하던 시대지.”

우포늪은 홍수로 범람한 낙동강물이 토평천을 따라 흘러들어와 형성됐다. 이때 강물과 함께 쓸려온 모래와 흙이 토평천 입구를 막아 큰 호수가 된 것. 세월이 흐르면서 호수는 자연스럽게 늪이 됐다.

우포늪의 수면면적은 서울 여의도 규모와 비슷하다. 환경부가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면적은 수면면적보다 3배 이상 넓다. 우포늪 주변은 늪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행위가 제한된다.

“당초 면적은 이보다 훨씬 넓었단다. 우포늪 동쪽에 제방을 만들고 들을 개간하면서 면적이 줄어들기 시작했지.”

제방으로 홍수피해가 줄어들자 산기슭에 살던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와 농사를 짓게 되었다. 농지 확장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제방이 더 들어서고 크고 작은 늪지가 대부분 농경지로 변했다. 현재 남아있는 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개.

“쪽지벌이라는 이름은 참 예뻐요.”

“쪽은 작다는 의미야. 4개 늪 중에서 가장 작다고 해서 붙은 이름일 거야.”

이 주위 사람들은 우포를 ‘소벌’이라고 부른다. 뒷산의 형태가 마치 ‘소’의 모습과 같아서란다. 목포는 땔감이 많다 해서 ‘나무벌’, 사지포는 모래가 가장 많아 ‘모래벌’로 불린다.

커다란 왕버들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잠깐 숨을 돌렸다. 탐방 2코스인 사지포 제방까지 가기 위해 왔던 길로 돌아 나선다.

“여름밤엔 여기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어.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과 공중을 가로지르는 반딧불이의 향연.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지 않니? 반딧불이가 있다는 건 그만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는 증거지. 엄마 어릴 때는 반딧불이가 정말 많았어.”

○ 우포에는 왜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할까.

우포늪에는 다양한 식물이 산다.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약 10%, 수생식물의 50∼60%가 산다고 한다. 여름이면 풀밭인지 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물풀이 자란다.

멀리 산들이 우포늪을 에워싸고 있다. 조용히 내려오는 햇볕과 살랑거리는 바람에 온갖 물풀이 초록융단을 풀기 시작한다. 개구리밥으로도 불리는 부평초, 아카시아 꽃잎 같은 생이가래, 네잎 클로버 같은 네가래 등이다. 원주형 꽃이삭이 줄기에 달리는 부들을 비롯해 갈대, 창포 등이 쑥쑥 자라고 있다.

물풀은 광합성으로 곤충과 물고기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오염된 수질을 정화시키는 중요한 일을 한다.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해 곤충들의 천국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수생 곤충이 뭐가 있나 한번 볼까?”

물풀 아래를 휘저으니 장구애비, 소금쟁이 등 온갖 곤충들이 줄행랑을 놓는다. 잠자리, 하루살이 등은 유충기를 모두 물속에서 보낸다. 물방개, 물땡땡이, 게아재비 등은 성충이 된 뒤에도 물속에 산다.

우포늪의 대표 식물은 왕버들 군락과 가시연 군락이다. 가시연은 우리나라 식물 중 잎이 가장 크다. 잎의 지름이 2m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건너편 목포에 많다. 쪽지벌에는 자운영, 사지포에는 물옥잠 군락지가 있다. 대대둑과 목포제방에는 억새, 갈대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주민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긴 장대로 쉬엄쉬엄 저어가는 장대나뭇배도 우포의 상징이잖아요.”

“장대나뭇배를 타고는 원시적인 고기잡이가 이뤄져. 펄 속으로 도망가는 고기를 가래로 눌러 짚은 뒤, 손을 넣어 잡아 올리는 방식이지.”

낙동강이 범람하던 1980년대에는 낙동강과 연결되는 하천을 따라 우포늪으로 많은 물고기가 올라왔다. 그러나 곳곳에 둑이 들어서면서 하천이 막히자 강과 바다를 오가던 고기들이 보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우포늪이 지금은 이렇게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으로 자리 잡았지만 개발과 보존 사이에 어려움이 있었어. 이용과 보존을 둘러싸고 주민과 환경단체 사이에 갈등도 있었어. 그걸 잘 이겨낸 거지.”

조옥남 ‘특목고, 명문대 보낸 엄마들의 자녀교육’ 공동저자

○ 우포늪에 가면 생태계가 한눈에 보인다!

▶교과와 연계된 체험활동 목표
-자연에 대한 호기심 유발 및 환경 중요성 인식
-우포늪에 사는 생물의 생김새, 특징 관찰
-습지 생태환경 이해

▶자녀와 부모가 함께할 만한 추천활동
-대대제방 또는 전망대에서 전경 살피기
-늪과 더불어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모습 살펴보기
-우포늪의 역사와 형성 과정 이해하기

▶+α 탐구활동
-계절별 변화 모습 관찰하기
-람사르 총회와 람사르 협약의 의의 조사하기
-토평천, 낙동강의 관계를 통해 침식작용 등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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