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포-설계사-병원장 결탁… ‘나이롱 입원’ 가족 보험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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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타낸 49명 적발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한 뒤 허위로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타낸 중국동포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보험에 가입한 뒤 허위 입원해 보험금 3억여 원을 타낸 혐의로 안모 씨(50·여) 등 중국동포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번 범행을 주도한 보험설계사 김모 씨(63)와 이들을 입원시켜준 병원장 김모 씨(40) 등 3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9년 3월부터 중국동포들에게 “입원비와 간병비 등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꼬드겨 다수의 보험상품에 가입시킨 후 서울과 인천 등의 병원에 허위로 입원시켰다. 김 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병원 원무과장의 도움으로 ‘가짜 환자’가 줄줄이 늘어난 것. 그 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돈을 받는 데 성공하자 이들은 자신의 배우자나 딸, 친정 식구 등도 가입시켜 같은 방법으로 보험금을 받았다. 이들 중에는 한 번에 7개 보험상품에 가입한 경우도 있었으며 친인척 5명이 같이 보험금을 받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한 사람이 여러 보험에 중복 가입한 사실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휴대전화 기지국 조사를 통해 허위 입원한 기간에 다른 장소에 있던 사실이 발각되며 드러났다.

또 이들이 거짓으로 입원한 병원 9곳의 원장과 원무과장 간호사 등은 진료기록을 조작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총 3200여만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최근 2개월 동안 보험범죄에 대해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교통사고 위장이나 장애등급 조작 등의 보험사기 및 보험 관련 불법행위 3261건을 찾아내 2833명을 적발하고 이 중 5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고의로 사고를 낸 보험사기가 36.8%로 가장 많고 이어 피해를 과장해 보험금을 더 타낸 경우가 16.6%였다. 피의자 연령대별로는 20대가 823명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으며 이어 30대(763명·27%), 40대(566명·20%) 등 경제활동 주연령층의 보험범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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