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사성 물질 ‘7일 한반도 상륙’ 인터넷 소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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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며칠 뒤 한반도에 상륙한다는 분석이 시뮬레이션 영상과 함께 인터넷에 퍼져 진위 여부와 신빙성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내용인데도 불안감을 내비치며 이런 글과 자료를 주요 포털과 SNS를 통해 퍼 나르고 있다.

3일 주요 포털에는 '노르웨이대기연구소(Norwegian Institute for Air Research·NILU)'를 출처로 "4월6일 한반도에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바람이 상륙한다"라는 글이 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트위터에도 이런 내용의 글과 시뮬레이션을 캡처한 사진이 꾸준히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wi****)는 "초긴급속보. 4월6일부터 한반도에 상륙하는 세슘-137 시뮬레이션 그래프- 출처 노르웨이연구소'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te******)는 "노르웨이 연구소의 방사능 바람 분포 시뮬레이션을 보고 있는데 끔찍하네요. 남쪽지방보다 수도권이 훨씬 농도가 높게 나오니 알아서 조심하시길"이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ha********)도 "노르웨이 연구소 시뮬레이터에 의하면 4월6일부터 한반도 전역이 방사능에 휩싸인단다. 기준치의 100~1000배 정도 수치라고. 4월 동풍의 위력. 정부는 편서풍타령만 하더니.인공강우라도 준비하라"고 썼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는 시뮬레이션을 보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기압골은 3일 일본 동남쪽을 출발해 6일 오전 9시 경 한반도에 도달하고, 7일 오전 9시에는 한반도 대부분이 방사성 물질로 뒤덮인다.

이 내용을 담고 있는 인터넷 페이지는 "이 시뮬레이션은 노르웨이대기연구소(NILU) 산하 대기기후연구부서 소속 연구원이 개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이 연구소는 대기이동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데 '플렉스(FLEX)'라는 측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구소 직원들이 각종 데이터를 올리면 플렉스가 자료들을 취합해 기상과 대기 이동경로를 자동으로 예상ㆍ측정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분석이 실제로 노르웨이대기연구소에서 한 것인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데다 이 시뮬레이션을 살펴본 기상분야와 원자력분야 전문가들도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진단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분석에서는 남풍 후 남서풍으로 바뀌면서 한반도로 향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북풍과 북서풍이 주로 부는 현 상황에서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희박하다"면서 "예측하기 힘든 하층 바람이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3~4일 연속으로 불 경우에만 부유물질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류 이동과 부유물질 확산 시뮬레이션 예측은 48시간을 넘으면 정확도가 훨씬 떨어지게 마련인데 5~6일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점도 신뢰도를 낮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대부분 액체로 나오기 때문에 기류 흐름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이 시뮬레이션은 지난 2일 경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이 일본에서 나온다는 가정 아래 6~7일에 어떻게 될지 분석한 것"이라며 "공중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양이 극히 적다면 바람장이 이렇게 변해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1일부터는 일본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기체상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지금은 액체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상 흐름과 방사성 물질의 흐름은 이제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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