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외곽순환고속도로 화재 이후 ‘공간 재활용’ 논의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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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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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도로 하부공간 이번엔 볕들까…

경기 수원지역 고가도로 하부공간에 조성된 소공원. 인천시 제공
경기 수원지역 고가도로 하부공간에 조성된 소공원. 인천시 제공
지난해 말 화재사건으로 전면 개보수 작업을 끝내고 이달 15일 개통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고가도로 하부공간. 불법 시설물 대신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아직 시설 착공조차 못한 채 정비 작업만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화재사건으로 전면 개보수 작업을 끝내고 이달 15일 개통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고가도로 하부공간. 불법 시설물 대신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아직 시설 착공조차 못한 채 정비 작업만 벌이고 있다.
고가도로 하부공간을 시민 편의시설로 꾸미자는 논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미 부천시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을 체육 및 문화시설로 단장하기로 한 데 이어 인천시민들도 다양한 형태의 공간 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천구간 고가도로 아래 주차된 유조차 화재로 교량이 붕괴 직전까지 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 언제 바뀌나

28일 복구작업이 완료돼 차량 통행이 정상화된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 나들목. 고가도로 상판 주변에서는 고가사다리를 이용한 물청소 작업이 한창 펼쳐지고 있었다. 중동 나들목 인근의 하부공간은 쇠 철조망으로 둘러쳐 불법 시설물 진입이 원천 차단됐다. 철조망 안의 하부공간엔 흙더미가 깔려 있고 건축자재 쓰레기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도로 재개통 이후 하부공간에 시민 편의시설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아직 시설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부천시가 하부공간 소유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와 사용협약을 맺지 못해 이같이 을씨년스러운 채로 방치되고 있는 것. 부천시 관계자는 “이달 사용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다음 달로 미뤄져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몇 차례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천구간(총길이 3.27km)의 하부공간에 체육시설을 꾸미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2006년 이를 위해 협약까지 맺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협약을 무시한 채 도로 개설을 추진하는 바람에 마찰을 빚었다.

공사 측은 2007년부터 서울외곽순환도로 인천구간 대부분의 하부공간에 있는 도로를 부천구간까지 연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부천지역이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최대 정체구간이기 때문에 하부도로 개설로 정체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그러나 부천시와 인근 주민들이 “소음공해와 대기오염이 가중될 것”이라며 극렬히 반대해 하부공간의 도로 개설이 미뤄져 왔다.

이 과정에서 화재사고가 났고, 이후 시는 도로 안전을 위해 불법 시설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체육시설을 대거 갖추기로 했다. 시는 부천지역 하부공간 16만5874m²의 터 가운데 8만3080m²를 7개 구간으로 나눠 시민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테니스장 정구장 족구장 게이트볼장 양궁장 자전거트레킹장 인라인스케이트장 X게임장 자연학습장 양묘장 유료주차장 견인보관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다음 달에 시설공사에 들어가 5∼7개월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시와 한국도로공사는 이와 별도로 하부공간 지하에 도로를 개설해 인천구간과 연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천지역 32개 고가도로 가운데 하부공간에 체육시설이나 녹지공간을 갖춘 곳은 4곳에 불과하다. 6곳은 재활용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나머지엔 건축자재를 쌓아두거나 불법 시설물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부공간에 있는 일부 컨테이너는 불량 청소년들의 본드 흡입장소로 애용되고 있기도 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상당수 시민이 하부공간에 있는 쓰레기나 컨테이너를 먼저 치운 뒤 문화휴식공간으로 꾸며줄 것을 원하고 있다”며 “조만간 지역 특성에 맞는 하부공간 활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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