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무상급식 이후 우수농산물 사용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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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교 작년 183곳서 올해 41곳으로 줄어
학부모 ‘25% 부담금’ 반발… 교육청 “보조금 검토”

올해부터 인천지역 초등학교(3∼6학년 대상)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시행됐지만 친환경 쌀 한우 계란 등 이른바 우수농산물을 급식에 사용하는 초등학교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우수농산물을 급식에 사용하는 초등학교가 183곳에 달했지만 3월 현재 41곳으로 급감했다.

우수농산물 급식 학교가 크게 줄어든 것은 학부모가 내야 하는 급식 부담금 때문. 우수농산물 급식은 시가 40%, 관할 구군이 35%, 학부모가 25%를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가 자녀 급식을 위해 비용의 25%가량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무상급식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아 일선학교에서 우수농산물 사용을 포기하고 있는 것.

지역 시민단체들은 급식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은 22일 강화지역 친환경농업 생산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까지 학교급식에 잘 공급되던 친환경 쌀이 정작 무상급식 시행 원년을 맞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이 분리 시행되면서 초래된 안일한 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수농산물 급식을 해온 일선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인데 왜 학부모가 25%를 부담하느냐”는 일부 학부모의 반발로 우수농산물 사용을 포기하고 있다. 현재 시와 시교육청은 우수농산물 사용에 대한 학부모 부담을 폐지할 경우 현재 유상급식을 하는 초등학교 1, 2학년 학부모의 불만 등 여러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우수농산물 사용 학교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환경 쌀 생산자 단체들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공급을 예상하고 생산한 친환경 쌀 1000t 이상이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는 것.

시교육청 학교급식팀 관계자는 “현재 시와 우수농산물을 급식에 사용할 때 발생하는 차액을 보조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시와 시교육청은 26일 영양교사 등이 참여하는 학교급식 관계자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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