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화봉사단 창립 50주년… 누가 어떤 일 했나

  • Array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개도국에 희망을” 139개국에 20만명 파견
“생명까지 바쳐서” 오지 활동중 279명 사망

1966년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미국 평화봉사단원들은 주로 산간 벽지나 농촌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했다. 평화봉사단원이 한국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율동을 섞어
가며 영어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전 평화봉사단원 데이비드 래시터 씨 제공
1966년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미국 평화봉사단원들은 주로 산간 벽지나 농촌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했다. 평화봉사단원이 한국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율동을 섞어 가며 영어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전 평화봉사단원 데이비드 래시터 씨 제공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이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람이라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의사가 되려고 하는 여러분 중 몇 명이나 젊은 날을 아프리카의 가나에서 보낼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며 봉사단 창설을 주도했다. 반세기 동안 139개국에서 20만 명 이상이 봉사단을 거쳐 갔다.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는 77개국에서 8675명의 봉사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오지에서 활동하던 279명의 봉사단원이 사망했다는 아픈 기록도 있다.
봉사단원은 대부분 대학 졸업생 또는 재학생으로 임기는 2년이지만 희망에 따라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주요 활동 분야는 교육, 농업기술, 지역개발, 공중보건 등으로 단원 중에는 젊은 시절 봉사활동을 마친 뒤 나이가 들어 다시 봉사단에 합류하는 사람도 많다.

평화봉사단이 한국과 맺은 인연도 남다르다. 1966년 처음으로 봉사단원이 한국을 찾기 시작해 1981년까지 2000여 명의 단원이 한국의 산간벽지와 농촌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현 주한 미국대사인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1975년부터 2년 동안 충남 예산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했고 후임 대사로 유력시되는 조지프 도너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부차관보도 1970년대 말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으로 있었다. 김소월 연구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매캔 하버드대 교수도 1960년대 평화봉사단원으로 경북 안동에서 활동했다. 2004∼2005년 주한 미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카메룬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한국을 거쳐 간 평화봉사단원들을 2008년부터 매년 초청해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고 과거의 인연을 다시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단원들은 미국에서 ‘한국의 친구들(Friends of Korea)’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한국과의 인연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년 말에는 한국 식당에 모여 조촐한 송년회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했던 봉사단원 중에는 경험을 살려 미국에서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다.

이날 국무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평화봉사단 활동은 더욱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국이 벌여온 최고의 공공봉사활동이자 튼튼한 공공외교의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점점 더 하나로 연결돼 가고 있는 세상에서 평화봉사단의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가치 있고 보람된 활동”이라며 “봉사단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은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더 깊게 이해하는 초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 공화 양당도 미국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해온 평화봉사단에 초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연방 재정적자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방부를 포함한 모든 행정부의 예산이 삭감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연간 4억 달러 정도에 이르는 예산을 삭감하자는 주장은 거의 없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