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친환경축산 필요하지만 비용이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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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축산농가 증가세… “가격 보장방안 필요”
젖소 원유 - 돼지고기 제값 못받아 어려움 호소

23일 전남 고흥군 포두면 상포리 야산. 드넓은 초원에 젖소 50여 마리가 풀을 뜯고 있다. 목장 면적은 33만 m²(약 10만 평)로 전남에서 유일한 낙농분야 유기축산 목장이다. 목장주 송계종 씨(51)는 1985년부터 젖소를 방목하는 자연농법을 활용하고 있다.

송 씨 목장의 목책 높이는 120∼140cm로 일반 목장보다 더 높다. 젖소들이 아주 건강해 목책을 자주 뛰어넘기 때문이다. 송 씨는 “친환경 축산인 자연농법으로 사육할 경우 젖소 원유 생산량이 일반 사육 젖소의 30% 선에 그치고 사육비도 더 들지만 건강한 젖소에서 생산된 원유가 몸에 좋다”고 말했다.

송 씨는 원유 판매에 어려움을 겪다 2002년부터 치즈나 요구르트를 만드는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송 씨는 제조한 치즈 등을 ‘유로하스’라는 상표를 붙여 백화점 등에 납품한다. 송 씨는 “20여 년 동안 친환경 축산을 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해 직접 치즈 등 유가공을 하고 있다”며 “아직도 친환경 축산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부터 무항생제 친환경 양돈을 하고 있는 오재권 씨(49)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오 씨는 전남 장성군 북일면 3300m²(1000평) 넓이의 돈사에서 돼지 3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오 씨는 “밀식 사육을 하지 않기 위해 시설을 보강하고 좋은 사료를 먹이고 있다”며 “친환경 사육을 해도 일반 사육 돼지고기와 같은 값을 받는다”고 말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축산농가나 지방자치단체, 소비자 모두 친환경 축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전남지역 친환경 축산농가는 2008년 290곳, 2009년 850곳, 지난해 2100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친환경 고품질 축산물이 일반 축산물과 같은 가격에 거래돼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남도는 친환경 축산 활성화를 위해 유통이나 가공공장, 판매업체에 시설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또 친환경 인증 축산농가에는 방목장이나 축사시설 개선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앞으로 친환경 축산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가격 보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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