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꼴찌탈출 노린다면? 색볼펜 활용해 졸음 쫓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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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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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고교생 하위원 탈출법

성적을 올리고 싶은 하위권 고교생이라면 수업시간 졸음을 방지할 나만의 ‘장치’를 만드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성적을 올리고 싶은 하위권 고교생이라면 수업시간 졸음을 방지할 나만의 ‘장치’를 만드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성적이 반 35명 중 30등 안팎인 예비 고2 박모 군(17·서울 서대문구). 얼마 전 ‘하위권 탈출’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지만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교과서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머릿속에선 온라인 게임 생각 뿐. 마음을 다잡아도 모르는 내용뿐이라 금세 흥미를 잃는다. 새 학기를 앞두고 공부에 몰두하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만 급해진다. 상위권 친구의 공부법을 벤치마킹해보지만 쉽지 않다. 친구는 두어 시간 만에 문제집 한 단원을 끝내건만, 박 군은 수학 한 문제를 푸는데 40분 이상 걸린다. 박 군은 “막연히 내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뿐,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위권은 답답하다. 새 학기를 맞아 굳은 의지로 공부를 시작해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책을 펴보면? 하얀 건 종이요, 까만 건 글씨다. 오랜만에 수업을 집중해 들어보지만 교사의 말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다. ‘난 역시 공부는 안 되는 걸까?’ 좌절감만 커진다.

하위권 탈출, 방법은 있다. 여기 꼴찌에 가까운 성적에서 중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이 있다. 서울 상일여고 2학년 박제니 양(18)과 인천 제물포고 2학년 김병준 군(17)이 바로 그들. 박 양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평균 41점에서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때 평균 81점으로 40점을 향상시켰다.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 평균 등수가 전교 390명 중 331등이었던 김 군은 2학년 땐 자연계열 전교 188명 중 40등 안팎의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이들이 알려주는 성적향상 비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두 학생과 현직 교사들의 조언을 통해 ‘하위권 탈출 노하우’를 알아보자.

○수업시간 졸음을 방지할 ‘장치’를 만들어라!


하위권 학생들의 전형적인 수업 패턴은 어떨까. 김 군의 담임이었던 인천 제물포고 김진희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학년 초엔 누구나 수업에 열심입니다. 갈수록 모르는 내용이 쌓이고 배운 내용은 잊습니다. 흥미가 떨어집니다. 수업엔 도무지 알 수 없는 단어와 도형이 난무합니다. 마음을 잡고 본격적으로 듣자니, 지금까지 놓쳤던 많은 분량을 공부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졸리기만 합니다.”

악순환을 끊고 싶은가. 새 학년을 시작하는 지금이 기회다. 김 군의 경우 2학년이 되면서 수업태도를 180도 바꾼 점이 하위권 탈출의 결정적 비결이었다. 그는 “수업만 제대로 들으면 소폭이라도 시험 점수가 오른다”면서 “일단 성취감을 느끼고 나면 욕심이 생겨 더욱 수업시간에 집중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했다.

하지만 하위권 학생에겐 집중할라치면 쏟아지는 잠이 가장 큰 걸림돌.

수업시간 졸음을 막을 ‘장치’를 만들자. 김 군의 사례를 들어보자. 그는 자리 선택권이 있는 이동수업 땐 항상 맨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최대한 교탁 가까이에 앉아서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김 군은 또 필기를 졸음 방지 장치로 활용했다. 여러 가지 색의 볼펜과 형광펜으로 교과서에 밑줄을 그으며 설명을 들은 것. 개념어는 붉은 색, 부연설명은 노란색 등 자신만의 법칙에 따라 형광펜을 칠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졸릴 새가 없었다.

그는 “하위권은 한 교시 수업만 들어도 모르는 내용들이 쏟아진다”면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선생님을 쫓아가거나 방과 후 따로 찾아가 질문하면서 모르는 개념을 채워 나가다 보면 서서히 수업 듣기가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낮은 수준의 문제집부터 공략하라!

하위권 학생들의 실력은 자기 학년보다 한두 학년 낮은 수준이 대부분이다. 해당 학년의 어려운 내용에 도전한다고 해도 소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년의 수업내용은 복습 위주로 공부하자. 동시에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해 지난 학년 수준의 교재를 공부하며 기초실력을 채워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양은 1학년 겨울방학에 중학교 과정의 영어독해 문제집을 구입해 하루 한 단원씩 풀었다. 모르는 단어는 모조리 단어장에 써놓고 반복해 외웠다. 한 권이 끝나면 더 수준이 높은 다음 단계의 문제집을 같은 방식으로 풀었다.

박 양은 “총 5권을 풀고 2학년에 올라가니 영어수업을 받을 때 내가 아는 단어들이 종종 나왔다”면서 “‘까막눈’ 같았던 1학년 때와 달리 수업을 따라가기가 한결 쉬워 결국 영어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수학, 기본문제만 콕 집어 풀어라!

대부분 학생이 성적을 올리기가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수학을 꼽는다. 하위권은 오죽할까. 하지만 수학 하위권을 벗어나는 길은 있다.

김 군은 수학이 한 학기 만에 7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 계단 올랐다. 그는 교과서 예제와 유제를 주목했다. 시험범위에 속하는 모든 예제의 풀이법을 두세 번 따라 쓰고, 같은 유형의 유제를 다 풀었다. 모든 문제와 풀이법을 외울 때까지 이를 반복했다. 김 군은 “학교 수학시험은 교과서 문제에서 숫자만 바꿔 나올 때가 많기 때문에 교과서 기본 문제들만 정복해도 최하위 성적은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내신보다 성적향상이 어려운 모의고사 수리영역은 어떻게 공부할까? 수리영역이 6등급 이하인 예비 고3이라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2010년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한 서울 양정고 박윤근 수학교사의 조언을 참고하자.

그는 최근 7개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모의고사 기출문제에서 1∼5번 문제들만 모아 반복 학습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비슷한 단원과 유형이 반복되므로,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관련개념을 공부하는 방식이다. 이 문제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난 뒤엔 6∼8번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정복한다.

박 교사는 “1번부터 8번까진 대개 단순 계산과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나온다”면서 “이 문제들과 뒤쪽의 몇 문제를 맞힌다고 가정할 경우 약 30점 이상은 확보하기 때문에 하위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념을 먼저 숙지하고 문제풀이에 적용하는 방식의 공부법은 중상위권에게 더 효과적이다”면서 “하위권은 어느 정도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면서 관련 이론을 공부해야 더 어려운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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