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길]차별화된 이색학과… 대학원도 개설… ‘사이버 석사’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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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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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원격대)가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사이버대는 출범 10년을 넘어서며 학생 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등록금도 일반 대학의 20∼30% 수준으로 저렴하다는 점은 사이버대만의 장점이다. 게다가 자격증 취득, 취업에 직결되는 실용적인 학과가 많다는 점과 일반 대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색 학과도 많다.
이 때문에 이미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들에게도 재교육 기관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한 사이버대는 올해부터 문을 여는 한국복지사이버대를 포함해 총 20곳이다. 이 중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는 18곳, 평생교육법상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되는 곳이 2곳이다. 둘 다 학사,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지만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고 해외대학과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개교 중 17곳은 학사학위 과정(4년제)을 운영하고 있으며 3곳은 전문학사학위 과정(2년제)을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대의 전체 모집인원은 학사과정 8만8770명, 전문학사 4598명 등 총 9만3378명이다. 학사 정원 모집은 신입학 3만7372명, 2학년 편입학 1만8315명, 3학년 편입학 3만3093명으로 2·3학년 편입학이 전체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됐다. 이는 재교육 기관으로서 사이버대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산업체, 군 장학생을 20% 선발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모집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올해 2월 24일까지 대학별로 진행한다. 대부분 12월에 1차 모집을 한 뒤 1, 2월에 2차 또는 3차 모집을 한다. 2, 3차 모집은 정원이 남아있는 학과만 한다.

사이버대의 모집인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9개 사이버대 모집인원은 6만832명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3만 명이 넘게 확대됐다. 이 같은 확대 추세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사이버대가 일반 4년제 대학과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게 되면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고등교육법상 인가를 받으면서 편입학 모집에서 제한이 없어진 점도 모집인원 확대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사이버대 입학생을 분석해보면 직장인들의 재교육 열풍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개 사이버대 입학생은 총 2만3979명으로 70% 정도가 직장인이었다. 직종별로는 사무종사자가 21.3%로 가장 많았고 전문직 16.9%, 서비스종사자 14%, 관리직 7.6% 등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실무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 수단으로 사이버대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사이버대만의 강점, 이색 학과

기존 대학과 차별화된 이색 학과는 사이버대만의 강점이다. 서울사이버대는 군상담사와 경찰, 교도 분야의 심리상담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군경상담학과를 개설했다. 한국사이버대에는 소방방재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소방방재학과가 있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실버산업에 집중하는 학과들도 있다. 한양사이버대 실버산업학과는 실버주거산업, 실버용품개발, 실버산업조사에 주력한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실버요양산업학과는 실버재테크와 실버창업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각 대학 노인복지학과 등에서 노후생애 설계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원광디지털대는 동양사상, 차(茶), 한방이 강점이다. 동양학과는 주역·철학·풍수·기공을 활용한 경영자문 기술을, 차문화 경영학과는 동서양의 차 문화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기법을 각각 가르친다. 한방 건강학과는 한의학과 식품영양학을 겸비해 체질·질병을 관리하는 약선(藥膳) 전문가를 배출한다.

경희사이버대 NGO학과는 NGO교육과정과 시민사회단체 인턴십이 연계돼 학문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다. 세종사이버대는 해킹·바이러스 대응능력을 기르는 정보보호시스템학과, IT기술을 의료·교통·물류로 확대시키는 유비쿼터스컴퓨팅학과 등 컴퓨터 분야가 강세다. 해외 공인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어 인기다. 기존 이종 산업들을 조합해 신산업으로 창출시키는 융합경영학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외식산업에 집중하는 학과도 있다. 경희사이버대 외식농수산경영학과는 식품제조유통·급식 분야,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는 프랜차이즈·창업 분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호텔외식경영학과는 여행사·휴양업체·국제회의 분야의 컨설턴트를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

미래 의료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디지털대 보건의료행정학과도 인기다. 의료 업계에서 마케팅 전문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학과는 보건교육사 국가시험 대비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

이 밖에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등도 이색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 사이버 석사 시대 열려, 국제교류도 활발

2009년 주요 사이버대들이 교과부 인가를 거쳐 ‘고등교육법상 대학’이 되면서 사이버 대학원을 설치하고 있다. ‘사이버 석사’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재 사이버대학원은 4개 사이버대 8개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사이버대는 휴먼서비스대학원과 상담심리대학원 등 ‘복지’ 관련 대학원의 인기가 특히 높다. 웰빙문화대학원으로 올해 처음 문을 연 원광디지털대 대학원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상담심리나 사회복지 등이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 성과를 내기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존 대학과 유사한 전공을 개설한 대학원들도 오프라인 대학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1호 사이버대학원을 개설한 한양사이버대는 정보기술(IT) 전공이 높은 지원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경희사이버대는 글로벌한국학 대학원 등의 인기가 높다. 사이버대학원 지원자들도 대부분 직장인이다. 한양사이버대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 소속 직원 600여 명이 재학하고 있고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도 700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과의 교류 열풍은 오프라인 대학뿐만 아니라 사이버대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학점인정이 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외국어 특성화 대학인 이 학교는 미국 애너하임대와 공동으로 ‘AU-CUFS TESOL(성인테솔)’과 ‘TEYL(어린이 테솔)’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미국 케어기빙 전문 연구 기관인 RCI와 협약을 맺고 RCI-KOREA를 설립했다. ‘돌봄 서비스 전문교육과정’과 ‘소진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사이버대는 세계최대 온라인 대학인 미국 존스국제대학과 창업지도사 자격증, 프로젝트 관리사 자격증 과정을 공동 개설하는 등 해외대학과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강화하고 있다.

열린사이버대는 미국 디브라이대와 학점 및 학생 교류를 위한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다. 디브라이대는 커리어 중심의 기술, 과학, 기업, 경영관련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열린사이버대에서 3년, 디브라이대에서 1년 또는 각각 2년씩 이수할 경우 두 학교의 졸업장을 모두 취득할 수 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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