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에 전세계 법령-판례 ‘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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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온라인시스템 개발… 내년 정부부처-로스쿨 보급

내년부터 클릭 한 번이면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법령과 판례, 입법 및 연구동향을 알 수 있는 ‘지능형 입법시스템’이 정부 부처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이에 따라 법안의 제·개정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국제동향에 맞춰 법령을 손질하는 일이 한층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전 세계의 모든 법령과 관련 연구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이로(i-law)시스템’의 개발을 최근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정부 각 부처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시험가동으로 단점을 보완한 뒤에는 일반인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특수절도’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주요 유럽국가의 법에 들어 있는 법률 조문, 연구동향, 최근의 개정 여부, 주요 판례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검색 결과 ‘특수절도’를 법률 조문에 명시하고 있는 국가는 한 군데도 없고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2건,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4건의 판례가 나왔다. 관련 논문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10건이 검색됐지만 모두 2005년 이전에 작성된 것이어서 이 조문이 국제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시스템은 2007년 김준규 검찰총장이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할 때 고안했다. 그해 11월 법무부는 경제계 언론계 법조계 등 전문가 82명으로 구성된 ‘선진법제포럼’을 발족시켜 이 시스템 구축에 관해 자문했고, 이듬해 초기 모델을 개발한 뒤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법무부는 각국의 연구논문과 판례 등의 저작권을 사들이는 등 시스템 구축에 3년간 26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많은 사람이 자주 특정단어를 검색하면 스스로 단어의 중요도를 기억했다가 해당 단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인공지능 방식을 도입했다. 따라서 같은 단어라도 일주일 후에 검색하면 더 많은 판례와 연구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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