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순천만 갈대를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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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교란식물 ‘양미역취’, 억새 등 토종식물 겹겹 포위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에서 자라는 억새와 갈대가 생태계 교란식물인 양미역취의 위협을 받고 있다. 전남 순천시와 순천대는 양미역취가 순천시 교량동 맑은물관리센터 인근까지 확산됐다고 11일 밝혔다. 순천만 갯벌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일부 양미역취는 순천만 생태공원에서 자라며 억새나 갈대와 서식경쟁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은 2006년 생태계 위해성이 높은 외래종 정밀조사를 통해 양미역취가 순천지역 곳곳에 분포한 것을 확인했다. 순천시내 일부 제방과 논둑에는 다른 식물이 거의 자라지 못할 만큼 양미역취가 가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아메리카 원산인 양미역취는 국화과 다년생식물. 9, 10월경 꽃이 피며 줄기 높이는 1∼2.5m 정도다. 꿀벌의 먹이식물로 국내에 유입된 뒤 야생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미역취는 순천시 동천을 비롯한 남부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다. 이창우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양미역취는 마른 습지에서도 살 수 있어 제방 등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며 “종자 번식력이 좋고 생존성이 강해 토종식물을 감소시키는 까닭에 생태계 위해외래식물로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만에는 식물 12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철새 230여 종과 수달, 삵 등 대형 포유류 10여 종도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년 전부터 양미역취 실태조사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양미역취 확산이 현재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지만 최소한 순천만 생태공원 안 지역이라도 우선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준선 순천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양미역취는 높은 번식력으로 토종식물의 다양성을 위협한다”며 “순천시가 양미역취 관리지침 등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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