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에 갇히면 통합적 문제해결을 하기 어렵죠.” 영남대 공대 3개 전공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로봇이 전국 공학도가 기량을 겨룬 ‘2010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대학 전자공학과와 전기공학과, 기계설계전공 학생 6명은 올해 2월 ‘헥사테리움’(발이 여섯 개 달린 로봇이라는 뜻)이라는 연구팀을 만들었다. 더 튼튼하고 똑똑한 탐사용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자와 전기, 기계 공학을 버무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미의 움직임을 본떠 다리 6개로 움직이는 헥사테리움은 바퀴가 굴러갈 수 없는 울퉁불퉁한 곳도 다닐 수 있는 데다 감지기(센서)로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인식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염지역이나 재난지대를 탐사하거나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이다.
헥사테리움팀은 대학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42개 팀이 모인 가운데 최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최종 심사에 이 로봇을 선보였다. 팀장을 맡은 최현석 씨(25·전자공학과 3년)는 “전공이 달라 처음에는 혼란도 겪었지만 점차 전공별 장점이 결합돼 효과를 높였다”며 “내년에는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탐사로봇의 기능을 연결하는 다음 과제를 이미 시작했다. 이들을 지도한 이석규 교수(54·전기공학)는 “전공의 벽을 넘어 힘을 모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 사례”라며 “융합적 분위기가 확산되면 대학의 교육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남대는 전공이라는 칸막이를 넘어서는 융합과 통합의 중요성을 위해 11일 이 대학 이과대학 강당에서 ‘21세기 지식생태계와 학문의 통섭’을 주제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56)의 강연을 마련한다. 최 교수는 전공에 갇히지 말고 언제든지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는 통섭형 능력을 키우는 것이 시대에 맞다는 점을 대학생들에게 강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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