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직지루트 개척하다 히말라야에 잠든 2인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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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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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대 실종 1년… 오늘부터 안나푸르나 추모등반

충북 산악구조대원들로 구성된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가 지난해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등반 도중 실종된 고 민준영(당시 36세) 박종성(〃 42세) 대원 1주기를 맞아 추모등반에 나섰다. 박 대장(46) 등 직지원정대원 7명은 민 대원과 박 대원의 부인, 형 등 유족과 친구, 시민 등으로 구성된 추모사절단과 함께 2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히운출리에 오른다.

이들은 지난해 민 대원 등이 지났던 코스를 따라 베이스캠프(해발 4200m)까지 올라 높이 1.5m가량의 추모 돌탑을 세울 계획이다. 돌탑에는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홍보하기 위해 등반을 했던 고인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직지 영인본 1권, 지난해 실종상황 등을 담은 직지원정대 보고서, 친구·가족이 쓴 편지 등을 넣는다. 또 ‘직지루트를 개척하다 히말라야의 신(神)이 된 민준영, 박종성 대원을 기리며’라는 글이 적힌 동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티베트 스님들이 주관해 현지식으로 고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제도 가진다.

9명으로 구성된 직지원정대는 지난해 8월 27일 출국해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고 ‘직지루트’로 이름붙일 계획이었다. 민 대장과 박 대원은 9월 23일 해발 4200m 지점을 출발해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 반경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은 2008년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무명봉(해발 6235m)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한 베테랑 산악인들.

민 대장은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산이 좋아 직장을 그만두고 청주시에서 실내 암벽을 갖춘 ‘타기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하며 전문 산악인에 입문했다. 그는 파키스탄 골든피크(해발 7027m)에 올라 셰르파 지원이나 캠프, 고정 로프 없이 등반하는 알파인 스타일로 국내 첫 히말라야 7000m 이상 고산 거벽을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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