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舞於畵’공연 인천대 이은주 교수

동아일보 입력 2010-09-09 03:00수정 2010-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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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미인도가 춤이 되다

인간문화재 한영숙 선생 직계제자
30년 갈고닦은 ‘이은주류’ 선보여
“고구려 벽화도 춤으로 표현할 것”
“전통을 보존, 계승하면서도 당대의 색깔을 새롭게 입히는 춤을 추고 싶습니다. 이번엔 춤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춤이 되는 모습을 무대에 꾸며보았습니다.”

인천대 공연예술과 이은주 교수(55)가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무어화(舞於畵)’ 공연을 펼쳤다. 이 교수는 ‘승무’ ‘학춤’ 등 전통춤으로 첫 인간문화재로 지정됐던 한영숙 선생(1920∼1989)의 직계 제자로 ‘한영숙 살풀이춤 보존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한영숙류’와 ‘이은주류’ 춤을 나란히 선보였다. 스승의 벽을 넘어 30여 년간 갈고닦아온 자신의 ‘색깔’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 홀린 듯이 춤을 추어 왔지만 이제 어떤 열매를 맺을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어화’란 이름으로 그 열매를 보여드렸는데, 스승께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길 바랄 뿐입니다.”

이 교수는 이번 1부 공연을 ‘한영숙류’ 춤으로 꾸몄다. 자신이 ‘승무’를 추었고 10명의 춤꾼이 ‘태평무’ ‘한량무’를 보여주었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인 승무는 한국무용의 정수로 꼽히는 춤으로, 한영숙 선생이 1968년 승무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한 선생은 1988년 서울 올림픽 폐막식 때 ‘살풀이 춤’을 추었고 미국과 일본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무용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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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이은주 교수가 8일 서울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무어화’ 공연을 했다. 전통 음악과 그림을 춤으로 표현한 ‘이은주류’ 춤을 처음 선보였다. 사진 제공 인천대
이 교수는 염불과장, 도드리, 굿거리, 북놀이 등 ‘한영숙류’ 춤을 재연했다. 이 춤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절제의 미를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태평무는 경기 도당굿에서 보여주던 무속음악과 무속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춤이다.

2부 공연에서는 금선무, 시화무, 굿거리춤, 소고놀이 등의 ‘이은주류’ 춤을 선보였다. 거문고 가락에 노니는 부채춤과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를 보는 듯한 춤 등 그림 같은 자태를 뽐냈다. 또 자진머리 장단 등 흥겨운 가락에 풍물굿을 연상하게 하는 춤도 이어졌다.

무대장치도 특이했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있는 기와집과 매화나무 같은 자연풍경을 갖춘 무대에서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춤사위가 펼쳐졌다. 이 교수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아닌 바바람에 퇴색한 한옥의 모습을 춤으로 연출했고, 무속의 ‘시나위 장단’을 바탕으로 한 춤에서는 삶과 죽음이 승화된 경지를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것을 자꾸 잃어버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고구려 벽화를 춤으로 표현하는 등 한국 춤의 명맥을 잇는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서정주 시인의 작품을 소재로 ‘西으로 가는 달처럼…’이란 창작 춤을 선보여 인천문화재단으로부터 2007년 ‘우현 예술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제3회 전국무용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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