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낡은 건물이 어엿한 예술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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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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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아트플랫폼 개관 1주년

25일 개관 1주년을 맞는 인천아트플랫폼. 권위 있는 건축상을 잇달아 수상하는 등 도시재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25일 개관 1주년을 맞는 인천아트플랫폼. 권위 있는 건축상을 잇달아 수상하는 등 도시재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아시아를 대표하는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 디렉터들과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인천에 생겼다는 사실도 정말 기쁘고요.” 주말을 이용해 인천아트플랫폼(관장 최승훈)에서 열리고 있는 ‘CRAZY WISDOM 2010 Tour’를 둘러본 이숙희 씨(42·주부)의 관람평이다. 이 전시는 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9∼12일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인천아트플랫폼이 25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아트플랫폼은 낡은 근대 건축물을 활용해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 국내 권위의 건축상 수상

최근 인천아트플랫폼은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 1979년 제정된 이 상은 건축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건축 성취도가 높고 목적한 기능의 완성도가 높은 7개의 작품을 선정해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사에게 상을 주는 권위 있는 건축상이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됐다.

인천아트플랫폼이 국내 권위 있는 건축상을 잇달아 수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트플랫폼이 있는 중구 해안동은 제물포항과 인접한 항구 배후지다. 1890년대에 지은 우선주식회사(일본 무역회사) 등 근대건축물과 인천항 하역물품을 보관한 낡고 허름한 창고, 1930∼1940년대에 건축한 삼우인쇄소, 대진상사, 양문교회 건물 등을 리모델링해 13개 동을 하나로 묶어 만든 것이 아트플랫폼이다. 과거의 흔적을 느끼면서 새로운 건축 작업을 통해 주변과 어울리는 복합예술문화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도시재생에서 벗어나 장소와 역사의 정체성을 갖는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소통하는 문화예술 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은 7∼9월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플랫폼 데이’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플랫폼 데이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클래식, 뮤지컬, 팝, 재즈,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흥겨운 스윙 리듬으로 재구성했다.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피에로 익살쇼도 인기다. 익살스러운 모습을 한 광대가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마임, 저글링, 마술, 요술풍선 등을 통해 관객과 함께 공연을 이끌어 나간다.

이 밖에 상주 작가가 나서 관람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아트플랫폼에는 예술가들이 수개월간 머물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작업실(스튜디오)과 공방, 숙소가 있다. 해반문화사랑회 등 지역의 문화단체도 아트플랫폼에서 정기 행사와 모임을 갖는 등 지역문화의 거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을 건축한 황순우 건축사(50·㈜건축사사무소 바인 대표)는 “낡고 쇠락해 가는 지역의 근대 건축물을 어떤 방법으로 보존하고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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