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전라스러움’ 전라를 넘다북]‘전라스러움’ 전라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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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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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표기 고집해온 월간지 ‘전라도닷컴’ 100호째

2000년 웹진으로 시작해서
남도 풍경-사람-음식 전해
이젠 수도권까지 관심 퍼져

‘전라도 사람과 자연, 문화 그대로 담기’를 추구해온 온·오프라인 잡지 ‘전라도닷컴’(www.jeonlado.com)이 통권 100호(7월호·사진)를 펴냈다. 2000년 10월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웹진’(온라인 잡지)으로 출발해 인터넷 바람을 등에 업고 2002년 종이 월간지까지 펴낸 지 8년 만이다.

○ 전라도 사투리 그대로 담다

전라도닷컴은 소리 영상 답사 토론회 등 다양한 형식을 빌려 전라도 사람들의 질펀하고 따뜻한 삶을 ‘전라도스럽게’ 옮겨왔다. ‘힘 있는 사람’보다는 전통시장과 논밭, 갯벌 등을 찾아 살아 숨쉬는 남도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특히 표준어 대신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옮겨 투박하지만 생명력 강한 글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표기법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라도 사람 대부분은 어릴 적 듣던 사투리를 이 잡지를 통해 재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라도식 삶과 문화를 공감하게 된다.

이번 100호 특집기사 ‘전라도 백사람 백말씀’도 “밥은 묵고 댕긴가(먹고 다니는가)” “개버와, 암시랑토 안허당께(가벼워,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숭애(숭어)잡고 새비(새우)잡고 농기(농게) 서렁기(칠게) 뻘떡기(민꽃게) 살키(꽃게)잡고…” 등 온통 전라도 사투리로 채워졌다.

○ 전라도 경계를 넘다

“전라도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일, 그것이 바로 전라도닷컴이 하는 일이다. 전라도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풍경, 사람, 음식 등 그 온갖 것을 비추는 거울이 전라도닷컴이다.”(소설가 공선옥)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면 이런 잡지 하나는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작은 힘들을 모아 잡지를 지켜내자.”(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이 같은 평가와 관심에 힘입어 전라도닷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전라도를 넘어 경상도와 수도권으로 퍼져 나갔다. 또 지역발행 잡지로서는 유일하게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잡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지 10종’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주 남구 주월동의 모기업 ‘빅마트’ 건물 4층에서 처음 문을 연 전라도닷컴은 지금은 전통시장인 동구 대인시장 한복판에 둥지를 틀고 있다. 모기업의 경영난과 함께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황풍년 발행인 겸 편집장(47)은 “돌아보니 숱한 인연들이 가슴을 쿵쿵 두드린다”며 “100호를 디딤돌 삼아 전라도의 너른 품으로 다시금 힘차게 달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6시 무등산자락 운림제에서는 단출한 기념식과 음악회가 열린다. 062-654-9085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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