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차령산맥을 따라서<11>만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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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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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김유신 명소… 삼국시대 속으로

해발 611.7m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된 만뢰산 정상. 날씨가 화창하면 헬기장 너머로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장기우 기자
해발 611.7m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된 만뢰산 정상. 날씨가 화창하면 헬기장 너머로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장기우 기자
만뢰산(해발 611.7m)은 충북 진천군과 충남 천안시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영토 분쟁이 치열했던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대 요충지였다. 진천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삼국통일을 이끈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옛 성터 흔적이 정상 부근에 희미하게 남아 있다. 만노산, 아흘산 등으로도 불렸다. 산세가 부드럽고 완만한 데다 등산로도 정상까지 잘 닦여 있어 부담 없이 찾기에 좋은 산이다. 진달래가 만발하는 봄철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산행 코스는 보통 5개로 나뉜다. 시간상으로 가장 긴 코스는 보련마을 입구(만뢰산휴게소)를 출발해 보탑사를 지나 정상에 오른 뒤 대문리로 하산하는 3시간 반짜리. 가장 짧은 곳은 보련마을 입구에서 보탑사∼495봉∼정상∼보련골 삼거리∼도솔암을 거쳐 다시 보련마을 입구로 돌아오는 코스로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나머지 하수문 코스(3시간 20분)와 연곡리 코스(2시간 40분), 보련마을∼쥐눈이마을 입구 코스(3시간)도 3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5개코스 고르는 재미 쏠쏠
산세 완만… 등산로 잘 닦여
자연생태공원도 둘러볼만

지난달 19일 보련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해 도솔암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를 택해 올랐다. 마을 입구 버스 주차장 부근에 주차가 가능하다. 도솔암까지는 30분이 채 안 걸리는데 시멘트 길이 잘 나 있다. 도솔암을 지나 보련골 삼거리까지는 쉴 새 없이 가파른 경사면이 이어진다. 편히 쉴 만한 장소는 없지만 산행 초보자들 걸음으로도 30여 분이면 보련골 삼거리 갈림길에 다다를 수 있다. 이때부터는 오르막이 거의 없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곧바로 만나는 만뢰산 정상. 표지석과 일대 산행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헬기장 한쪽 끝에 서면 연곡저수지와 몽각산(403m), 보탑사 등 일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495봉을 지나 내려오면 보탑사를 만나고 이곳에서 보련마을 입구까지는 10여 분 거리다.

산행 못지않게 들러 볼 곳도 많다. 우선 보탑사. 야생화가 사찰 안팎에 빼곡히 심어져 있어 찾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조경 수준도 뛰어나다. 사찰 한복판에는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은 3층 목탑이 자리 잡고 있다. 대목장 신영훈 선생이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만들었다. 김유신 장군 탄생지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吉祥祠), 태를 묻었다는 태실(胎室)이 있는 태령산(450m) 등 김유신과 얽힌 명소도 곳곳에 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만뢰산 자연생태공원’도 가볼 만하다. 잔디광장과 생태연못, 물놀이 체험장, 생태교육장, 별자리마당 등 관광과 휴양·교양·공공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산행 기점인 보련(역사문화)마을에서는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마을은 남으로는 태령산, 북으로는 만뢰산이 연꽃 모양으로 감싸고 있다. 서쪽의 바람막이 능선이 길게 남북으로 뻗어 있어 봄철엔 황사도 비껴간다고. 연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과 연꽃산채음식 등을 맛볼 수 있다. 보탑사 주변에는 참숯을 굽는 숯가마들이 곳곳에 있다. 산행 뒤 숯가마에서 찜질로 피로를 풀고 삼겹살도 구워 먹을 수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 시리즈는 매주 목요일에 게재되며 공동기획 동아닷컴(localen.donga.com)에서언제든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제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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