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제기 ‘北어뢰 천안함 공격’ 6가지 의혹의 진실과 오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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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민군 합동조사단이 결론을 내렸음에도 야권을 비롯한 일각에선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다. 합조단 발표에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진실을 살펴본다.》

[1] TOD 영상 더 있다?
정보처 관련 장교들 “본 적 없다”


▽천안함 침몰 당시를 찍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의 존재=군 당국이 공개한 TOD 영상 외에 천안함이 피격당하기 직전과 침몰 순간을 녹화한 추가 영상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다. 군 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추가 영상을 공개했고 이 때문에 의혹은 증폭됐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합동참모본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사건 발생 순간의 동영상을 봤다”며 “3월 29일 합참 정보분석처에 소속된 A 대령 등 관계자들, 정보작전처의 B 대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그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의원에게 지목을 받은 합참 정보분석처와 정보작전처 소속 대령 7명 전원이 “이 의원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추가 영상이) 있을 리 없다”며 “나도 폭파되는 순간을 보고 싶고 그 문제가 궁금해 관련 대령들을 불러서 일일이 확인했는데, 대령들은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2] CCTV 화면 은폐?
유가족 100여명에 이미 공개

▽천안함 내부 폐쇄회로(CC)TV 화면의 공개=합조단이 천안함 내부 11곳에 설치된 CCTV를 복원했으나 이를 바로 공개하지 않자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군 당국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고려해 CCTV 화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23일 유가족 100여 명에게는 화면을 공개했다. 공개된 화면에는 후타실에 있던 고 이용상 하사 등 승조원 6명이 당직근무를 돌거나 운동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운동복 바지에 러닝셔츠를 입고 바벨운동을 하거나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승조원의 모습도 있었다고 한다.
[3] KNTDS 비공개?
일부 야당 의원 합참서 사본 열람

▽항해 경로 등을 알 수 있는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 공개=야권은 천안함이 침몰 직전 어떤 경로로 무슨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해군의 KNTDS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KNTDS는 해상에 떠 있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시스템으로 해군 2함대, 해군작전사령부, 합참 군사지휘본부,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 주요 기지와 시설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KNTDS는 모든 작전 내용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작전 내용을 공개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 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합참을 방문해 KNTDS 사본을 열람한 바 있다.
[4] 생존 장병들 격리?
軍“면담 원하면 얼마든지 주선”

▽생존 장병의 격리=민주당 일부 의원과 도올 김용옥 씨 등은 합조단의 ‘북한의 어뢰 공격’ 결론을 믿지 못하겠다며 그 이유로 생존 장병 격리설을 들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생존 장병들은 정상적인 군 생활을 하고 있다”며 “가족과의 통화와 면회가 자유롭고 다른 장병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에서 격리설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생존자 박연수 대위는 22일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했다. 군 당국은 야권 일각의 ‘군이 생존 장병들과의 접촉을 막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생존 장병들의 면담을 원하면 얼마든지 주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5] 훈련중 미군이 오폭?
한미, 백령도 아닌 태안에서 훈련

▽서해상 한미 연합훈련=천안함이 침몰하던 날 한미 양국 군은 서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군의 오폭’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또 ‘미군 이지스함 2척 등 한미 군함 13척이 있었는데 북한 잠수정이 어떻게 이를 뚫고 올 수 있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을 한 것은 맞지만 장소가 백령도 인근이 아니라 천안함 침몰 지점에서 180km 떨어진 충남 태안반도 앞바다로 천안함과 무관하다”며 “특히 사격훈련은 천안함 침몰 하루 전인 3월 25일에 종결돼 침몰 당일(26일)에는 사격훈련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태안반도 앞바다에는 한국 해군 호위함 2척, 초계함 3척을 비롯해 미 구축함 2척이 훈련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6] 발견 후 ‘1번’ 기입?
선원 12명, 잔해 인양현장 지켜봐

▽어뢰 프로펠러에 적힌 ‘1번’이라는 글자=민주당 추천 민간위원이었던 신상철 씨는 “‘1번’ 글씨를 자세히 보면 글씨 위에 녹이 슨 게 아니라, 녹 위에 글씨를 쓴 것 같다”며 ‘사후 기입’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일각에서는 “유성 잉크라도 해저에 1개월 반 있었다면 지워져야 정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합조단 측은 “쌍끌이 어선이 15일 오전 어뢰 잔해를 건져낼 때 선원 12명이 인양 현장을 목격했고 인양과 포장, 헬기 수송 등을 시간대별로 사진 촬영했는데도 그런 주장이 나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군 당국은 앞으로 ‘1번’ 글씨의 잉크성분 분석을 통해 추가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동영상 = 어뢰 추진체를 발견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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