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적성-소질 계발, 선진국서 배운다 진로교육 해외 전문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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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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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11세부터 진로교육 의무화
일본-중고생 1년 5일이상 인턴십

레스터 옥스 뉴질랜드 진로센터 소장

11∼13학년생 매주 기업 방문
고용주와 인터뷰하며 적성 찾아

라이모 위리넨 핀란드 교육硏매니저

일반교사 일부 진로교사로 바꿔
노동시장 직접 찾아가 노하우배워

미무라 다카오 日와세다대 교수

지역 회사들 직업체험 제공
참여학생 97% “만족스럽다”

제임스 스톤 美진로센터 소장
대학진학뒤 직업교육은 늦어
중고교서 일터 전환 이뤄져야


“입시와 성적에 매달려 꿈을 못 꾸는 아이들로는 우리의 미래도 없습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19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핀란드, 일본, 뉴질랜드, 미국의 해외 진로교육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진로 교육 정책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는 한국진로교육학회가 주관한 ‘2010 진로교육 국제학술대회’에 앞서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제임스 스톤 미국 연방진로교육연구센터 소장(62)은 “미국 고교 졸업자 중 70%가 대학에 가고 이 중 절반만 대학을 졸업하는데 대학에 가야만 그나마 직업교육이 이뤄진다”며 “중고교에서 일터로의 전환이 이뤄지도록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라이모 위리넨 핀란드 교육연구소 매니저(53)는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이 7∼9학년까지 직업 이해 교육에 2∼5시간을, 직업 교육에 최소 1.5주를 할당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교육부가 진로교육 및 상담의 목표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생 직업교육의 관점에서 교육부, 노동부, 사회복지부가 협력해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교육을 계획한다”고 덧붙였다.

레스터 옥스 뉴질랜드 국립진로서비스센터 소장(55)은 “뉴질랜드에서도 7학년(11세)부터 진로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한다”며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뭔지 파악하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며 어떤 기회가 있는지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진로교육에 드는 비용은 ‘진로교육기금’으로 충당한다”고 덧붙였다.

핀란드와 뉴질랜드 전문가들은 학교에 전문 상담교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위리넨 매니저는 “핀란드는 1970년 교육개혁을 진행하면서 일반 교사 중 일부를 진로교사로 전환했다”며 “매주 금요일 노동시장을 직접 방문해 노하우를 배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상담교사가 있는 학교가 전체 초중고교의 4.3%(475명)뿐인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도 한국과 사정이 비슷하다. 미무라 다카오(三村隆男·56)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 학교에는 심리치료가만 있다”며 “전문 진로상담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교과서 개편으로 내년에 고교 기술가정, 정보와 컴퓨터, 도덕 과목에서 생기는 과원교사 1300여 명을 진로상담교사로 유도할 계획”이라며 “고교 1개당 적어도 1명의 진로교사를 두겠다”고 말했다.

“Hi∼” 한미 초등생 인터넷 실시간 화상수업 20일 광주 북구 풍향2동 광주교대 부속초등학교에서는 미국 뉴욕의 코티지레인 초등학교 학생들과 인터넷 실시간 화상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실험을 통해 공부한 바다의 중요성과 바다 오염의 원인등을 발표한 뒤 토론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Hi∼” 한미 초등생 인터넷 실시간 화상수업 20일 광주 북구 풍향2동 광주교대 부속초등학교에서는 미국 뉴욕의 코티지레인 초등학교 학생들과 인터넷 실시간 화상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실험을 통해 공부한 바다의 중요성과 바다 오염의 원인등을 발표한 뒤 토론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선진국의 경우 진로교육이 꼭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옥스 소장은 “뉴질랜드에는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이 있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전 11∼13학년은 일주일 중 하루를 실제 직업현장에서 보낼 수 있다”며 “학생들은 학교와 회사의 고용주와 인터뷰를 하고 이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데 직장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무라 교수는 “일본도 2005년 4월부터 ‘커리어스타트위크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지역 내 회사들이 연합해 중고교생들이 1년에 5일 이상 직업 체험과 인턴십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조사에 따르면 학생 96.5%가 직업 체험에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고교 다양화와 입학사정관제를 활성화해 창의성 있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려고 하는데 진로교육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진로교육을 활성화해 관련 사교육비도 경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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