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버블제트에 좌현 3.2m - 우현 9.9m 날아가… 사실상 세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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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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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조단 중간발표 내용

짙어가는 외부폭발론
파공없고 절단면 위로 감겨
상사식당 등 순식간에 유실

선체 이외 파편 찾았나
합조단 “많은파편 수거했다”
증거물 확보 가능성 첫 시사

민군 합동조사단이 25일 2차 중간발표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을 ‘비접촉 수중 폭발’로 규정하면서 원인 규명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분위기다. 합동조사단은 16일 1차 중간발표에서 ‘함체 좌현 아래에서의 외부 폭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비접촉 폭발’은 어뢰나 기뢰가 함체 아래 물속에서 터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윤덕용 공동합조단장은 일반적인 버블제트 효과가 아닌 변형된 버블제트 효과, 즉 1차 충격파에 의한 초기 팽창 효과로 배가 두 동강 났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경우 폭발 지점이 배와 가까워야 하며, 이런 방식에서는 물기둥이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重)어뢰의 최근접 수중 타격에 의한 버블제트 1차 팽창으로 천안함이 두 동강 났다’는 합동조사단의 잠정적인 분석에 대한 동아일보의 보도와 맥을 같이한다.

▶본보 20일자 A1·3면 참조
“중어뢰, 천안함에 최근접 타격…버블제트 1차 팽창때 두 동강”

좌현 바로 밑에서 ‘꽝’… 버블제트, 부채꼴로 퍼지며 배 관통

○ 안 보인 물기둥과 사라진 가스터빈실

윤 단장은 버블제트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블제트를 지금까지 연구한 분들의 의견은 (폭발이 일어난) 수중 깊이에 따라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물기둥이 반드시 수직 형태가 아닌 수평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기둥이 수평으로 발생했다면 이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윤 단장은 “일반적으로 수중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충격파가 나오는데, 그 충격파가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폭발점이 배와 가까울수록 초기 폭발효과가 커진다”고 말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버블제트 효과는 일반적으로 ‘1차 팽창→수축→2차 팽창’을 거치면서 2차 팽창 때 배가 두 동강이 나지만 이번 경우는 배에서 아주 가깝게 폭발하면서 1차 팽창 때의 충격으로만 배가 갈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가 두 동강 나면서 가스터빈실은 대부분 사라졌다. 폭발이 가스터빈실 좌현 바로 아래쪽에서 일어나 가스터빈실을 관통하면서 대부분 유실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현의 유실 면적이 좌현보다 3배 이상 컸다. 없어진 부분이 좌현은 3.2m에 불과하지만 우현은 9.9m나 됐다. 합조단 관계자는 “충격이 처음 배에 전달될 때 접촉 면적은 좁지만 그 힘이 동심원을 그리며 부채꼴로 뻗어 배를 뚫고 나올 때는 넓은 면에 손상을 입힌다”고 설명했다.

또 합조단이 함수 부분을 조사한 결과 좌우측 안정기도 찌그러져 폭발 위력이 매우 컸음을 보여줬다. 함수와 함미 사이의 중앙 부분에 있던 상사식당과 소자(전자측정)장비실, 기관조종실, 건조물 창고, 사병식당조리실이 유실됐다. 디미스트(공기흡입구), 연돌(연통), 하푼미사일도 함체에서 분리돼 유실됐다.

○ 밑바닥 돌출형 소나돔 파손되지 않아

폭발이 배 가까이에서 있었을 경우 어뢰나 기뢰 파편 일부가 함체에 남아 있을 수 있다. 합조단은 지금까지 “함체 이외의 파편은 찾지 못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날 윤 단장은 ‘아직까지 어뢰나 기뢰 파편을 수거하지 못했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많은 파편들을 수거했다. 그 파편들 가운데 선체 이외의 것이 있는지는 현재 분석 중이다”라며 수거한 파편들 가운데 외부 공격의 증거가 될 파편이 있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한편 함수 밑바닥에 설치된 돌출형 소나돔(음파 탐지기)은 파손되지 않아 암초에 걸려 좌초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함체 바닥 면에는 파공(破空)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어뢰 등의 직접 타격 가능성은 적어졌다. 군 당국자는 23일 “함수 인양 전 물속에 있는 함수 상태를 확인해 보니 여러 개의 구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정이 공동합조단장(육군 중장)은 “(천안함이)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다 보니 칠이 벗겨지고 해서 그런 부분이 파공처럼 보였지만 (최종 확인 결과) 구멍이 난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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