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선배들이 들려주는 대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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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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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위한 일년’… 열정-인내로 채워라

2009년 11월 12일. 수능을 마치고 긴장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인터넷에 수능 정답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가채점을 시작했다. 채점이 끝나자 손이 떨렸다. 평소보다 점수는 대폭 상승했다. 과학탐구영역 성적은 평소보다 못 미쳤지만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성적이 그것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군 제대 후 2년 동안 수능 공부를 했던 날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제대 직후 1년 동안 공부를 하고 수능을 봤지만 원하는 과에 진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점수였다. 결국 1년을 더 공부할 것을 생각하고 여러 학원을 알아봤다. 그 전에는 기숙학원에 등록했지만 집에서 통학하기 가까운 거리와 주변 유흥가의 유무, 마음가짐에 따라서 근처 학원을 다니는 것도 기숙학원에 가는 것만큼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유명하다는 학원을 찾다 보니 송파 중앙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학원에 직접 찾아가 부원장님과 상담을 했다. 학원 커리큘럼, 학생관리, 자습실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취약했던 영어듣기와 함께 개인적으로 사설 모의고사를 구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구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학원에 등록을 했다. 개인적으로 모의고사를 원하는 만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 달에 1번씩 의무적으로 보는 정기모의고사가 아닌, 시험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의고사를 말하는 것이다. 학원에 등록을 하기 전에도 물어봤었지만 다시 공부하는 상황에서 수능이라는 벽을 넘어 원하는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실전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학원에선 매주 언수외 모의고사를 원할 때 볼 수 있었다. 의무적인 모의고사가 아니라 자기 스케쥴에 맞춰 모의고사 양을 정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혼자서 시간을 정해놓고 모의고사를 보면 누가 긴장을 하겠는가? 학원에서 한 교실에 모의고사 볼 학생을 따로 모아 시험을 보니 긴장감이 생겼다.

그리고 학원에 가보니 내 또래의 학생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조금만 떠들어도 화내는 분위기가 아닌, 형과 동생의 입장에서 서로가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학구적인 반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일부 과목 선생님의 수업은 정말 맘에 들 정도였으니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재수를 시작하는 것도 힘들지만 더욱 힘든 것은 재수 1년 동안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놀고 싶다는 수많은 유혹들이라고 생각한다. 놀고 싶다는 유혹을 떨쳐버리는 것은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성적이 생각했던 것만큼 오르지 않는 것은 참기 어려운 스트레스다. 여러 합격 수기나 공부 방법에 대해 찾아보면 모의고사 성적에 대해서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수험생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 가장 불안할 수밖에 없다.

나도 모의고사 성적이 항상 잘 나왔던 것은 아니었다. 안 나올 때도 많이 있었고 그때마다 힘들었으며 주위 학우들도 힘들어했었다. 하지만 힘들다고, 하루 이틀 푹 쉬어서 성적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자는 방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공부는 자기리듬이라고 생각을 한다. 수능일 하루를 위해서 1년 동안 컨디션 조절을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놀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11시까지 학원에 있는데 어떻게 하루 종일 공부만 할 수 있을까. 학원에서 돌아오면서 바람도 쐬고, 같은 또래들과 얘기를 하며 집에 들어갔다. 잠도 6∼7시간으로 충분히 잤다. 집에서 학원이 가깝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린 셈이다.

재수 1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재수’라는 것을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가 아니라면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까.

2010년 11월 11일. 이날을 위해 1년 동안 인내와 열정을 다한다면 꼭 원하는 결과를 얻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수능 후 내가 느꼈던 기분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경희대 한의예과 10학번 정제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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