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지구촌 ‘빅3’ 외국어명문… 글로벌리더를 만들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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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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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사상 첫 연임
박철 총장이 말하는 외대

《한국외국어대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박철 총장(60). 박 총장은 집권 2기를 앞두고 2006년 2월부터 추진해온 7+1제도, 이중 전공제, 2개 이상 외국어 인증제의 확대와 함께 외국인 전임교원(30%), 원어강의(30%), 외국인 학생(30%), 한 학기 이상 외국 대학에서 다니는 국내 학생 비율(30%)을 의미하는 ‘3-3-3-3 전략’을 꼭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외국어와 전공지식을 갖춘 진정한 글로벌 리더를 키운다는 목표 아래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한국외대 박철 총장을 만났다.》

45개 언어+꽉찬 전공교육… 국내대학 글로벌지수 부동의 1위
외국대학서 최소 1학기 ‘7+1제도’-2개 이상 외국어·이중전공제 자랑
72개국 316개 대학-기관과 교류… 학생들 국제감각 국내 최고
‘외교부·KOTRA 인턴십’ 매년 200명 해외로… ‘글로벌 현장실습’


― 한국외대만의 독창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지난 4년간 화제가 됐다. 특히 7+1제도가 유명한데….
7+1 파견학생 제도는 학생들이 재학 기간 8학기 중 최소 1개 학기를 외국 대학에서 수학하게 해 국제적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07년에는 신입생 중 정시모집 성적 상위 10%, 2008년부터는 상위 20%에 드는 학생에게 7+1 파견학생 우수입학자 자격을 부여하는 등 매년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어대학의 명성에 걸맞게 현재 총 34개국 104개 대학교에 파견되고 있으며, 방문학생 자격으로 학부수업을 이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해당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를 풍부하게 경험하고 해외 대학생들과의 경쟁의식을 고취한다.

― 그 외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이중 전공제도’ ‘2개 외국어 졸업 인증제도’ 등이 있다. ‘이중 전공제도’는 학생들이 입학 당시 선택한 전공 외에 하나의 전공을 더 이수토록 하는 것으로 2007년 신입생부터 의무 이수토록 기준을 강화했다.

‘2개 외국어 졸업 인증제도’는 학생들이 졸업학점 이수, 졸업논문·시험 통과는 물론, 2개 외국어에 대한 인증까지 획득해야 졸업 학위를 받게 하는 제도다. 철저한 학사관리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매우 만족한다. 길게는 한국외대 졸업생들의 사회 평판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 외국어대학의 역할과 외국어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외국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비단 글로벌 문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성장 가치 측면에서도 외국어는 필수다. 문제는 1개 외국어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곧 젊은이들이 3, 4개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 결국 글로벌화를 위해선 외국어 능력이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글로벌시대의 외국어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외국어 구사 능력을 바탕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거나 법학을 공부하거나 약학을 공부하거나, 이공계 전문지식을 공부하는 전공 간 융합을 해야 한다. 이것이 외국어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자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 다양한 인턴십 등 한국외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외대는 32개 언어학과 45개 언어를 교육하는 세계 3위권의 외국어대학이다. 국내 각종 대학평가의 글로벌 지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72개국 316개 대학 및 기관과의 교류는 한국외대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을 넓혀주는 기반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외교부·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턴십을 시행해 매년 200여 명의 학생들이 해외 대사관·국제기구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도록 한다.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공관 인턴은 주로 3·4학년생과 대학원생들인데 1년에 100명이 6개월간 인턴을 하고 돌아온다. 인턴을 끝내면 12학점을 부여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또 KOTRA 인턴으로 연간 100명 정도가 나간다.

― 서울캠퍼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마스터플랜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2007년 캠퍼스 개편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외대 비전 2016’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라 하층부만 개관돼 있었던 신본관 건물을 지상 13층으로 증축해 완공했다. 또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약 6314m² 규모의 법학관을 준공했다.

2008년 3월에는 학생회관과 영어전용기숙사 ‘글로비돔’으로 구성된 국제학사를 개관했다. 현재는 구본관이 있던 터 아래쪽에 지하캠퍼스를 조성해 다목적 대형 강당과 학생 복지시설 등을 마련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용인캠퍼스 이공계 지원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들었다.
이공계에 대한 지원 강화도 이번 임기 주요 계획 중 하나다. 그동안 한국외대는 자연계열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제는 이공계 학생들의 해외 진출이 필수인 시대다. 한국외대가 외국어에 특화돼 있는 만큼 세계무대에서 우리 학교 이공계 학생들이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 주겠다.

먼저 공학관을 공대 전용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이공계 경쟁대학 수준의 전임교원 비율을 확보할 생각이다. 또한 이공계 학생들의 영어 및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연대에 잉글리시 존을 마련하고 이공계 특성화 어학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할 예정이다.

― 외대용인영어마을은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외대용인영어마을은 서울 풍납동 영어마을이나 경기 파주 영어마을과는 차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내 6만197m²에 들어서는 외대용인영어마을은 용인시가 건축비를 부담하고 한국외대가 용지와 외국어 교육의 50년 노하우를 접목하는 프로젝트다. 1차로 영어마을을 조성하고 연차적으로 중국어마을, 일본어마을 등을 조성해 전 세계 45개국 외국어와 외국문화를 교육하는 세계문화마을을 세울 계획이다.

외대용인영어마을은 세계문화마을이란 점에서 기존의 영어마을과 하드웨어적으로 차별화된다. 여기에 지난 50년 동안 축적한 외국어 교육의 노하우를 세계문화마을 운영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차별화할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기본 교육은 물론 용인시내 영어교사와 원어민교사를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영어 공교육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최근에 약대 신설을 신청했는데 어떤 차별화를 꾀하고 있나.
한국외대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우리나라 제약 산업의 국제화·첨단화를 선도하고 약학도로서의 능력, 외국어 실력, 글로벌 마인드를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약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우수한 교수를 유치하고 연구 기자재를 확보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외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페인 등 유럽의 명문 대학 약대 및 우수 제약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약학대학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 송도캠퍼스 조성은 순조로운가.
2007년 인천시와 송도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5공구 용지 확정 통보를 받았다. 현재 차질 없이 송도캠퍼스 신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총 4만8090m² 용지 위에 설립되는 송도캠퍼스에는 통번역센터, 국제비즈니스센터, 한국어문화교육원 등이 들어서 글로벌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올 상반기에 마스터플랜과 설계를 끝내고 하반기에 착공해 2013년에 기숙사와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한 통번역센터를 1차로 개교하고 2016년까지 국제비즈니스센터와 한국어문화교육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 바쁜 가운데 학자로서도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25일 스페인 왕립학술원의 종신회원으로 선출됐다. 왕립학술원은 스페인 출신 정회원 46명 외에 외국인으로서 자국의 스페인어 발전과 보급에 기여한 학자들을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한다. 스페인 왕립학술원 종신회원 선출은 41년간 스페인어문학 연구에 전념한 학자로서, 45개 외국어를 교육하는 한국외대 총장으로서 엄청난 영광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스페인 어문학 연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최근에는 ‘돈키호테를 꿈꿔라’라는 수필집을 출간했다.

― 한국외대 최초의 연임 총장으로서 향후 계획과 포부가 남다를 텐데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송도캠퍼스 신설, 용인캠퍼스 약대 설립 등 중요한 사안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일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한국외대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데 다시 주어진 4년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유능한 인재 양성에도 더욱 주력하겠다. 1970∼80년대 수출성장기에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데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지닌 외대생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수출역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유엔 등 각종 세계기구와 저개발 국가에서 일하고 봉사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인성과 외국어 능력, 전문지식 교육에 노력하겠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박철 총장은…:
1949년 출생. 경동고 졸업,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졸업,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 문학 박사. 한국외국어대 홍보실장, 외국문학연구소 소장, 연구협력처장, 미국 하버드대 로망스어 학부 초빙교수, 한국스페인어문학회 회장, 한국외국어교육학회 명예회장, 아시아태평양 외국어대학 총장협의회 회장(현), 한국-스페인 우호협회 회장(현). 2006년 2월 한국외대 총장 취임. 스페인 정부 문화훈장. 교육부문 루마니아 최고훈장. 헝가리 십자기사훈장. 미국 아칸소 주 명예대사 및 리틀록시 명예시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수석부회장(현). 포스코청암재단 이사(현). 스페인 왕립 한림원 종신회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현). 한국외대 최초의 연임 총장으로 재선, 2기 임기는 올해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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