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형어선 삼키는 바다쓰레기 수거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6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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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배이상 사고 늘어… 10~40t급 주로 피해
광양시 5월 예산 2억 들여 해상에 쓰레기 차단막

서해와 남해안에 육상에서 많은 쓰레기가 흘러들어 해양 생태계 파괴는 물론 선박 스크루프로펠러(추진기)에 폐그물이 걸리는 등 해상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5일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2001년부터 9년 동안 섬진강 등에서 바다로 유입된 육상 쓰레기 연평균 수거량은 472t이었다. 연간 최고 수거량은 2002년 920t, 최저는 2005년 275t이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는 바다로 유입되는 육상 쓰레기가 늘어난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 이외에 섬진강 수계 각 자치단체에서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해마다 바다로 흘러드는 육상 쓰레기 양은 엄청난 것으로 추정된다. 육상 쓰레기 바다 유입 이외에 중국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나 폐그물, 로프 탓에 서·남해안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선박 안전사고도 크게 늘고 있다. 전남 영광군에서 광양시까지 전남 해역이나 제주도 해역, 동중국해 인접 해역에서 지난해 발생한 해상 쓰레기로 인한 선박 안전사고는 모두 32건이었다. 2008년 11건, 2007년 15건보다 2, 3배 증가한 것이다.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의 한 관계자는 “스크루프로펠러에 폐그물 등에 걸려 정지되거나 좌초, 침몰 위험에 빠진 선박 대부분은 10∼40t급 소형어선”이라며 “망망대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도 많아 선원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에서 흘려드는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광양시는 5월부터 태인동 배알도 해변공원에 200m 길이 쓰레기 차단막을 설치한다.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2억 원을 확보했다. 육상 쓰레기 차단막은 인천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육상 쓰레기 차단막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광양만권환경연구소가 섬진강 육상 쓰레기의 해상 유입 흐름을 분석한 결과, 섬진강 쓰레기는 광양만 내만으로 이동하거나 경남 하동·남해군을 돌아 다시 여수 앞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바다 쓰레기 처리비용은 육상 쓰레기에 비해 3배 이상 더 들어간다.

한해광 광양만권환경연구소 사무국장은 “등산객이 지리산에서 버린 쓰레기가 장마철에 섬진강을 거쳐 바다로 유입돼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어민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서·남해안이 육상 쓰레기나 중국에서 흘러드는 쓰레기, 불법어구 등으로 선박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돼 대대적인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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