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축제가 끝난 자리 ‘부끄러운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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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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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힘’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불꽃축제가 막을 내렸다. 영화의 바다에서 희망을 봤고, 불꽃의 하늘에서 사랑을 확인했다. 그러나 축제 뒤끝에는 부끄러운 자화상도 남았다. 도약을 위한 반성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야외상영을 방해한 노점상 소란행위는 ‘옥에 티’였다. 14회를 거치는 동안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 이는 한 매점 주인의 ‘욕심’에서 비롯된 돌발 상황이었다. 행사 관련 기관들의 안일한 대처가 세계적 영화제로 발돋움하는 데 발목을 잡은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멀티불꽃쇼’로 130만 인파가 몰렸던 부산불꽃쇼는 감동이 컸던 만큼 실망도 적지 않았다. 11억 원을 들여 45분 만에 불꽃 8만여 발을 쏘아 올린 ‘순간의 감동’ 뒤엔 “부산의 소중한 것을 더 많이 잃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행사장인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민의식은 실종됐다. 무질서와 이기주의가 판을 쳤다. 나 몰라라 하고 버린 쓰레기가 백사장과 거리에 넘쳐났다. 고성방가는 물론 앞 뒤 사람을 밀치는 행위는 예사였다. 대중교통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교통안내 표지판과 시내버스 노선변경 안내도도 없었다. 행사장 일대 일부 업소만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해 발을 동동 구르는 관람객도 많았다. 한탕주의, 바가지 상혼도 여전했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부산의 축제, 한국인의 축제가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마이클 잭슨과 비틀스 추모행사처럼 보였다”는 한 시민의 지적처럼 혼이 없는 축제였다. 영상과 음악, 사랑이야기와 불꽃이 어우러졌지만 우리 음악과 우리 악기는 드물었다. 가장 부산답고 세계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사 주최측과 부산시민 모두 깊이 반성할 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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