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학내분쟁 끝… 교수유치-학생양성에 올인”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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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 박우희 총장
관선이사제 문제 심각… 교내 수익단지 개발할것

“지난 30년 동안 세종대는 학내 분쟁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지난주를 정점으로 30년간의 학내 분쟁이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내 놀랄 만큼 발전한 세종대를 보게 될 겁니다.”

7월 세종대 제10대 총장으로 선임된 박우희 총장(75)은 세종대가 분쟁의 역사를 접고 발전의 궤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일본 도쿄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친 박 총장은 서울대 명예교수와 세종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13일 박 총장을 만나려 총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책상에는 다양한 발전방안 보고서와 외국 대학의 발전 사례에 대한 자료들이 가득했다.

박 총장은 총학생회의 투표 얘기부터 시작했다. “지난주에 총학생회 일부 학생이 제가 마치 비리 재단 관계자인 것처럼 호도하며 신임 투표를 했습니다. 근거 없는 말을 남발하고, 학생들에게 물품을 나눠주며 투표를 종용하고, 투표지를 마구 공개하는 등 대학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어요. 그런데도 현명한 대다수 학생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학생 4분의 3 정도가 불신임안에 동의하지 않았으니까요.”

박 총장은 관선이사 체제하에서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를 좌지우지하려고 분란을 조장했던 과거가 이번 투표로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설립자 가족 간의 분쟁과 교수 사회의 분열 등으로 오랜 세월 분쟁 사학의 대표처럼 여겨졌던 세종대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과 총장 선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학교 발전 방안을 만들고 있다. 박 총장은 “세종대에 와서 보니 지난 정권에서 임명한 관선이사 체제가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깨닫게 됐다. 관선이사가 학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조장하고 있었다”며 “우리 대학이 발전해나가는 과정은 관선이사가 파견된 20여 개 대학의 역할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학교가 침체되면서 교수들이 외부 프로젝트도 잘 못 따고 학생들이 낮은 평가를 받고 사회에 나갔는데도 이런 후퇴를 계속하자고 주장하는 교수들이 있다면 이제는 학칙에 따라 엄격히 징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총장은 취임 후 두 달여 동안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구상하고 있는 대학 발전 방안도 풀어냈다.

“곤지암에 있는 땅은 세계적인 육종지로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용지에는 제2캠퍼스 설립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내에도 1만 평(약 3만3000㎡)이 넘는 여유 공간이 있어서 지하까지 개발하면 코엑스보다 훨씬 넓은 4만 평(약 13만2000㎡)의 공간이 나옵니다. 신세계가 이미 투자를 결정했고, 타워팰리스 등의 개발을 주도한 용지 특임 부총장을 모셨습니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뛰어난 수익단지가 될 겁니다.”

박 총장은 세종대의 자본을 뛰어난 교수 유치와 학생 양성에 모두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급성장한 대학의 공통점은 뛰어난 교수진”이라며 “투자를 많이 해서 우수한 교수를 모셔오고 양성하는 동시에 객관적인 업적 평가를 통해 교수 사회의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교육도 강화해서 ‘세종대 출신은 영어회화, 우리말로 글을 쓰고 표현하는 능력, 고급 컴퓨터 기술 등 세 가지에는 능통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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