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전 5분간 눈감고 목표대학·점수에만 집중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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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당일 행동지침 적고 매일 실천해보면 큰 도움
감기 걸렸을땐 에너지 소비 심한 고난도문제 풀이 금물

《‘막판 스퍼트 지점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인 신모 양은 최근 잡생각으로 낭비하는 시간이 늘어 걱정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조퇴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그냥 집에서 나 혼자 공부하면 더 좋을 텐데’란 생각이 들어 학습흐름이 깨진다.

‘강제’에서 ‘자율’로 변한 야간 자율학습시간도 마찬가지. 함께 공부를 하다 “집중이 안 된다”며 중간에 짐을 챙겨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따라 나가고픈 충동에 사로잡힌다. ‘신종 플루 때문에 수능이 연기된다’는 뜬소문은 다잡았던 마음을 자꾸 흐트러뜨린다. 신 양은 수능시험 준비 마무리에 전력을 다하기는커녕 ‘환절기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신종 플루에 감염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

불안감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없을까? 적절한 공부법은 없는 걸까? 서울대 공대 공학계열 1학년 이중곤 씨(19)와 고려대 자유전공 1학년 김준기 씨(18), 고려대 언론학부 1학년 이지수 씨(19)가 나섰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학습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학습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면 아예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용하라! 이 세 명은 고3 때 자신들이 구사했던 ‘상황별 학습위기 관리법’을 알려줬다.

[상황 1] 수능, 감기, 신종 플루…. 책상 앞에 앉아도 불안해서 집중이 안 돼요.

수험생 행동요령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면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어도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하루빨리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라. 다음 방법을 활용해보자.

①마음을 가다듬는 시간까지 학습계획에 넣는다=공부를 시작하기 전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5분간 목표 대학과 목표 점수만을 생각한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같은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어도 좋다. 원하던 대학에 입학한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과목 공부를 끝낸 뒤엔 다시 3분 정도 눈을 감는다. 불필요하게 낭비한 시간은 없는지 되돌아본다. 이렇게 단 몇 분을 투자해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지면 기대 이상의 학습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까지 학습계획에 감안해 넣는다.

②수능 당일 행동요령을 자세히 적은 뒤 매일 반복 연습한다=수능을 앞두고 불안 초조한 이유는? 시험 당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능 일에 시간대별로 어떻게 행동하겠다는 지침을 적은 뒤 미리 실천에 옮기면 시험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없어진다.

이땐 ‘오전 7시 30분까지 시험장에 도착한다’ ‘시험지 인쇄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약 2, 3분)에 재빨리 지문과 문제까지 검토해 그에 관한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점심식사는 평소의 반만 먹는다’처럼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적는 게 핵심.

시험장 입실시간에 맞춰 등교하고, 주말을 이용해 수능시험을 보듯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 모의고사 1회분씩을 차례대로 푼다.

[상황 2] 감기(플루)에 걸렸어요. 머리가 무겁고 기침이 나 공부에 집중이 안 돼요. ‘지금 아프면 재수(再修)다’란 속설 때문에 마음이 자꾸 약해집니다. 수능을 아예 포기해야 할까요?

수험생 행동요령

운동·수면 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수험생들에게 감기나 신종 플루 같은 전염병은 최대의 적이다. 하지만 감기는 2, 3일만 푹 쉬면 나을 수 있는 병일 뿐 극복 못할 ‘장애’가 아니란 사실을 명심하자. 신종 플루도 마찬가지. 의사의 조치에 따라 치료를 받으면 며칠∼몇 주 내 완쾌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수능에 자신감이 떨어진 내 안의 무의식이 플루를 빙자해 ‘재수’를 합리화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상황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승부할 생각을 하라. 고난을 즐겨라.

이때는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플루를 걱정하며 낭비할 시간에 고1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에 매진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라. 감기에 걸리더라도 ‘이젠 끝이다’고 지레 포기하지 마라. 절망하기보단 ‘수능일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한다’는 생각으로 건강회복에 집중하라. 플루는 비단 ‘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수험생이 겪는 위기다. 모두에게 닥쳐오는 위기면 그건 위기가 아니다. 모든 수험생이 똑같이 불안해하고, 컨디션 난조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수험생도 부지기수란 사실을 되뇌면서 ‘나만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는 좌절감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도 마음이 불안한가? 그럼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압축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쓴다. 새로운 내용을 암기하거나 고난도 문제를 푸는 것처럼 에너지 소비가 심한 공부는 피하라. 외운 내용을 떠올렸을 때 기억이 나지 않거나 애써 푼 문제가 틀렸을 땐 좌절감만 커진다. 이땐 머리를 식히면서 학습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학습을 찾아라.

①언어=문제를 풀기보단 ‘읽기’에 집중하라!

언어영역 모의고사 또는 문제집의 해답지는 문학작품을 빠르게 총정리할 수 있는 훌륭한 학습자료다. 해답지엔 △작품명 △작가 △작품의 중심내용이 간략히 설명돼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어보면 주요 작품들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 시간을 두고 두세 번 반복해 읽는다.

②수리=교과서, 오답노트를 활용하라!

수리영역은 자신감을 잃기 쉬운 영역.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기보단 교과서 연습문제나 그동안 만들었던 오답노트를 다시 풀며 문제풀이의 감(感)을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개념설명 위주의 문제집을 보면서 단원별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공식을 A4용지에 적거나 공식의 증명과정을 베껴 써본다. 이렇게 작성한 ‘공식리스트’는 시험 직전 유용하게 쓰인다.

③외국어=듣기훈련을 반복하라!

외국어영역 50문제 중 듣기문제가 17문항. 적은 비중이 아니다. 집중해서 문제를 풀기 힘든 상황이라면 듣기문제 풀이가 최고다. 처음엔 제 속도로 듣고 문제를 푼다. 채점을 한 뒤엔 해답지 지문을 보면서 다시 듣는다. 마지막엔 1.5배속 빠르게 해 한 번 더 듣는다. 특히 외국어영역 시험엔 EBS 문제집과 비슷한 지문이 2, 3문제 이상 출제되므로 ‘EBS 수능특강’ ‘EBS 파이널’ 같은 문제집의 지문을 반복해서 읽어봐도 좋다.

④탐구영역=온라인 강의로 전체 흐름을 읽어라!

10강 안팎으로 구성된 온라인 파이널 강의를 쭉 들으면서 머릿속에 개념 간 관계를 그리고 흐름을 정리하라. 이땐 강사가 설명하는 모든 내용을 다 받아 적으려 하지 말라. 강사가 강조했던 인물의 이름과 사건, 연도 등 키워드만 노트에 적는다. 이후 노트를 여러 번 보면서 키워드별 관련 내용을 머릿속에 쭉 나열해 본다. 이를 반복하면 교과내용 전체를 꿰뚫어 보는 ‘눈’을 키우게 된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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