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집에서 할 수 있는 사회성 키우기 비법

  • 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6분


가족 간 역할 바꾸기→ 이해심… 가족 등산 → 공동체 의식…
집에서 할 수 있는 사회성 키우기 비법

《요즘에는 방학에 자녀를 특정캠프에 참가시켜 사회성을 기르게 하려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자신감과 발표력을 길러주는 ‘리더십 캠프’, 극기 훈련을 통해 공동체 정신을 배우는 ‘국토순례’(혹은 해병대 캠프), 서당에서 생활예절을 배우는 ‘예절 캠프’가 대표적인 사회성 기르기 캠프다. 저마다 색깔은 다르지만, 특목고와 대학 입시 전형에서 요구되는 ‘인성’의 요체인 사회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매번 캠프로 아이의 인성문제를 해결할 수 만은 없는 일. 이 캠프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의 인성을 효과적으로 길러줄 만한 실마리를 찾아 가정에서 실행해 보자.》

①리더십 캠프: 대인관계 좋은 아이 만들기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 스스로 결정해서 실천한 다음, 결과를 놓고 부모와 이야기하게 하세요. 리더십에 필요한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자신감 리더십 캠프를 운영하는 인성스쿨의 지영수 교육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 본부장은 가족끼리 주말여행을 가되, 여행준비를 할 때 자녀에게 주도적인 역할을 맡겨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경주로 여행을 간다면 자녀에게 여행 가이드 역할을 시켜보는 것. 자녀가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신라문화를 공부하고 여행코스를 짠 다음 자료를 출력해 현지에서 유적지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자. 자녀는 가족여행 계획을 짜는 동안 책임감을 느끼고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능력도 키울 수 있다.

주말 하루 동안 가족 간에 ‘역할 바꾸기’를 해보는 것도 좋다. 엄마를 대신해 장을 보고 점심, 저녁을 만들어보거나 아빠를 대신해 집안을 수리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정기적으로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을 칭찬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 ‘이번 주는 아빠 칭찬 주간’이라고 정해두면 한 주 동안 아빠를 지켜보며 칭찬할 만 한 점을 찾게 된다. 다른 사람을 볼 때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보는 훈련은 대인관계에 큰 도움이 된다.

한 달에 한 권씩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도 자녀의 의사표현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책을 고를 때는 자녀의 수준에 맞춰 고르고, 토론할 때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줘야 한다.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이런 걸 느껴야 해’라고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②국토순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만들기

유제천 한국청소년화랑단 총대장은 “국토순례는 공동체의식, 타인에 대한 배려, 이해심, 인내심을 길러준다”고 말했다. 짧게는 7박 8일, 길게는 20박 21일을 걷다 보면 힘들어하는 친구의 배낭을 대신 메주거나 뒤처진 친구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일이 자연스러워진다.

집에서 국토순례를 벤치마킹하려면 등산, 걷기, 자전거타기, 스키 등 가족이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나 골라보자. 등산이 특히 좋은 방법. 서로 도와주며 산을 오르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동안에 공동체의식이 생겨난다.

식사예절도 국토순례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국토순례 참가자들은 △식사 전에 “잘 먹겠습니다”, 식사 후에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기 △음식을 안 남기고 식사를 차려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 갖기 △어른이 수저를 놓기 전에 먼저 수저 놓지 않기 △자기가 먹은 그릇은 자기가 설거지하기의 기본원칙을 지킨다. 어른이 식사를 마치기 전에 먼저 수저를 놓지 않는 것은 어른이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고, 자기가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은 식사 준비를 해준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빨래감을 그때그때 세탁기에 갖다 넣는 습관,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침구를 정리하는 습관처럼 정리하는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여럿이 함께 사는 공간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좋다. 그날 하루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되새겨보며 자신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뒤돌아보고 반성하기 위해서다. 그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말(행동)을 했다면 일기를 쓰며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한다. 그 이튿날엔 사과 편지를 써서 전달토록 함으로써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하는 경험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자녀는 이 경험을 통해 즉흥적·감정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남에게 상처 주는 것을 깨닫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가려서 말하는 법을 익힌다.

③예절 캠프: 예절바른 아이 만들기

주로 서당에서 열리는 예절 캠프는 학생들에게 예의바른 말씨와 행동을 가르쳐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예절 캠프를 운영하는 청림서당의 송원 이강한 훈장은 “가정예절의 기본은 공수(拱手·어른과 함께 있을 때 두 손을 맞잡아 배꼽 부근에 올려놓는 것)”라고 말했다. 이 훈장은 자녀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과 함께 있거나 의식,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반드시 공수를 하도록 해서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언어예절도 중요하다. 어른과 대화를 할 때는 ‘∼요’를 쓰지 않고 ‘∼다’ 혹은 ‘∼까?’를 쓰게 해야 한다. 부모에게 반말도 쓰지 않도록 한다. 특히 대화 상대방이 눈앞에 있지 않은 전화통화를 할 때는 자녀가 실수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당에서 가르치는 아침·저녁 문안인사를 가정에서도 습관화해보면 어떨까. 아침 문안인사는 부모보다 먼저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씻고 옷을 갖춰 입은 다음 부모에게 가서 밤새 편히 주무셨는지를 여쭤보는 것. 저녁 문안인사는 일단 자기 전 인사를 하는 습관부터 시작해서 부모가 편히 잘 수 있도록 잠자리를 준비해드리는 일까지 발전하도록 유도한다.

자녀에게 손님응대를 가르칠 필요도 있다. 손님을 맞이하기에 앞서 첫 번째로 할 일은 집안을 정리하고 청소해서 손님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두 번째는 손님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가 맞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손님을 집안으로 모셔 와 좋은 자리를 내어드리고 돌아가실 때까지 부모 곁에서 보조를 맞추며 지키는 행동이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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