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쓸 일 없던 유휴지 ‘쓸모 있는 변신’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8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문을 연 산촌문화체험관의 레일바이크. 사용하지 않는 철로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낭만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산촌문화체험관에는 유채꽃밭 벼농사 체험장도 함께 마련됐다. 사진 제공 서울 구로구
8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문을 연 산촌문화체험관의 레일바이크. 사용하지 않는 철로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낭만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산촌문화체험관에는 유채꽃밭 벼농사 체험장도 함께 마련됐다. 사진 제공 서울 구로구
구로구, 레일바이크 만들고, 서초구는 밭 일궈 깻잎 수확

최근 레일바이크가 서울에 등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채꽃밭과 벼농사 체험장, 주말농장까지 산골이나 농촌에서 볼 수 있었던 공간이 최근 들어 서울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모두 방치되고 버려진 유휴지를 활용한 결과여서 시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산촌체험과 레일바이크

8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문을 연 산촌문화체험관엔 레일바이크와 유채꽃밭, 벼농사 체험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산촌문화체험관이 자리 잡고 있는 1만2000여 m² 터에는 내년부터 ‘서울수목원’ 조성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구로구 박원제 푸른도시과장은 “공사가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드넓은 터가 유휴지로 남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다”며 “논과 철로가 있고, 도심에서 찾기 힘든 넓은 땅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레일바이크’는 기존에 설치된 철로를 활용해 설치됐다. 이 철로는 오류동역에서 부천을 잇는 오류선 구간으로 지금은 승객용 열차는 다니지 않고 1주일에 한 번 군수물자 수송 열차가 다니고 있다. 박 과장은 “수송 열차의 운행을 방해하지 않고 철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폐광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일바이크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레일바이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논농사를 지었던 1000m²의 논은 벼농사체험장으로 조성됐다. 구는 관내 초등학생 및 주민들에게 논을 개방해 벼농사를 짓게 하고 수확물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방침이다.

○ 꿈꾸는 주말농장

서초구에서도 유휴지 활용이 활발하다. 방배2동에서는 최근 트랙터와 경운기가 동원돼 땅을 일구는 작업이 벌어졌다.

서초구가 직접 나서 잡초와 쓰레기가 무성했던 방배2동 유휴지 3733m²를 밭으로 조성한 것. 구는 이 지역에 들깨를 심은 뒤 7∼9월에는 깻잎을 수확하고 10월에는 들기름을 만들어 관내 저소득층 홀몸노인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황폐하게 방치되어 있는 유휴지를 손봐 푸른 밭도 조성하고 어려운 이웃도 돕고 있다”며 “앞으로 관내 유휴지를 논과 밭으로 조성해 주말농장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빈 건물의 화려한 변신

유휴지뿐만 아니라 비어 있는 건물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문화창작촌’은 과거 서울시사편찬위원회 건물이 있던 곳이다. 4동의 건물과 뒤편에 산책로까지 마련된 쾌적한 시설이지만 2003년 10월 시사편찬위원회가 새 건물로 옮긴 이후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공원지역으로 묶여 있고 인근에 전 대통령의 사저까지 위치해 있다 보니 재개발도 어려워 입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던 것.

몇 년째 방치된 이 공간을 서울시는 도심 속 전원형 문화창작스튜디오로 조성하기로 하고 18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다. 서울시 김성수 문화정책과장은 “애물단지 유휴 건물이 개별집필실, 게스트하우스, 취사시설, 야외이벤트 공간 등을 갖춘 멋진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사용되지 않는 공공기관의 청사, 비어 있는 상가 등 도심 속 유휴 건물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