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취업사관학교]<6>한국기술교육大 실기교육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한국기술교육대 신소재공학과(위)와 기계정보공학부 학생들이 24시간 개방된 실험·실습실에서 담당 교수와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교수들은 6개월 동안 기업체 파견 근무를 하면서 접한 최신 기술 동향을 학생들에게 전수한다. 사진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한국기술교육대 신소재공학과(위)와 기계정보공학부 학생들이 24시간 개방된 실험·실습실에서 담당 교수와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교수들은 6개월 동안 기업체 파견 근무를 하면서 접한 최신 기술 동향을 학생들에게 전수한다. 사진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졸업작품이 ‘작품’일세”
최신 기술동향 파악 위해 교수들이 기업체로 출근
노하우 전수받은 학생들 로봇-하이브리드車 제작

김상연 교수는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에 몸담고 있지만 그가 요즘 출근을 하는 곳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위드로봇’이라는 회사다. 이곳에서 자신의 전공분야인 가상현실 분야 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기술컨설팅 업무를 병행하는 바쁜 회사 생활이지만 기술 교체주기가 빠른 전공분야의 최신 기술을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1월부터 이 회사에서 근무한 김 교수는 6월까지 회사 생활을 한 뒤 학교로 복귀할 계획이다. 그는 “학교로 돌아갈 때쯤이면 가상현실 분야의 최신 동향이 머릿속에 가득 담겨 있을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배운 내용을 교과과정에 그대로 담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기업체 출근이 가능한 것은 한국기술교육대의 ‘교수 현장연구학기제’ 덕택이다. 교수들이 6개월 동안 관련 분야 기업체의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최신 기술 동향과 연구 경험을 쌓는 제도다. 이 대학은 졸업생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매년 145명의 전임교수 중 12명을 국내 기업체로 파견하고 있다. 강의연수 3년을 채운 교수들을 대상으로 업적평가를 거쳐 대상자를 선별한다.

임재열 교무처장은 “전임 교수의 10% 정도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대학으로서는 재정 부담이 적지 않지만 기업과 현장의 요구를 정밀하게 교육과정에 반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전공 실력과 대학 교육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교수가 출근하는 기업체에서 재학생들도 2주 이상 현장실습교육을 받도록 해 산업현장을 교수 연구실 겸 학생 실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학은 졸업 작품을 단순히 졸업에 필요한 통과의례가 아닌 기술력 발휘의 장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 결성된 ‘가제트’ 팀은 최근 국제 로봇콘테스트에서 인간형로봇 부문 대상(대통령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가제트 팀의 권석령 씨(메카트로닉스공학부 3학년)는 “실험실습 기자재가 많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님이 많아 작품을 고안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졸업작품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은 전기와 가솔린 겸용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자체 제작해 경연대회를 열 정도다. 이형우 입학홍보팀장은 “매년 10월에 열리는 졸업작품전은 일반 기업에서도 눈여겨 볼 정도”라고 전했다.

실험실습의 일상화를 위해 학부생 전원을 연구실 70여 곳에 의무배정하고 실험·실습실을 24시간 개방하는 것도 이 대학만의 독특한 제도다. 학생들의 70%가량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팀은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수행한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는 습관은 취업 후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교과과정의 50%는 실기 위주로 구성했다. 정부가 설립한 대학이라는 장점을 살려 이에 필요한 최첨단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그 덕분에 4월 1일 기준 전체 취업률은 90.9%로 취업 대상자 506명 중 460명이 취업했다. 신소재공학과가 35명 전원이 취업하는 등 기계정보공학부, 건축공학부, 디자인공학과 등이 96% 이상의 취업률을 보였다. 이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을 비롯한 현대 LG 한국전력 포스코 등 대기업 및 공기업에 취업한 졸업생 비율이 38%였다. 노동부가 1992년에 개교한 이 대학에는 현재 9개 학부와 학과에 약 3800명이 재학 중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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