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바닷물을 수돗물로” 국내 최대시설 추진

  • 입력 2009년 4월 30일 07시 28분


부산 기장군에 2012년 준공… 하루 4만5000t 생산 가능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海水)담수화시설 건설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30일 오전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광주과학기술원(해수담수화플랜트사업단), 두산중공업 등과 해수담수화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다. 이 협약에 따라 부산시와 건설교통기술평가원은 기장군 대변리 4만6000m²에 국비 823억 원과 시비 300억 원, 민자 706억 원 등 총 1829억 원을 들여 하루 4만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는 역삼투막 방식의 해수담수화 시설 테스트베드(시험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건설교통기술평가원과 플랜트사업단은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건설 및 유지관리 기술 개발을, 부산시는 용지 제공 및 취·배수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를 맡는다.

상수원수의 94%를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는 부산시는 수질 악화와 상류지역 오염사고 발생에 대비한 대체 상수원 확보 차원에서 광역상수도 개발과 더불어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 건설될 해수담수화시설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제주 우도 시설(하루 1000t)의 45배에 이르며 역삼투막 방식의 단위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 수출 위주의 성장동력산업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해수담수화기술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담수를 얻는 방식과 바닷물을 삼투막에 통과시켜 담수를 얻는 역삼투막 방식으로 나뉜다.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의 흐름은 증발 방식에서 역삼투막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부산시 등은 올해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와 용지 보상을 거쳐 내년 1월 해수담수화시설을 착공해 2012년 준공할 예정이다. 부산은 지난해 12월 전국 자치단체들과의 경쟁 끝에 해수담수화 플랜트 연구개발 시험단지를 유치했다. 부산시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안정적인 대체 상수원 확보는 물론 우수인력 유치 및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는 2012년 9월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물협회(IWA) 총회 때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참가자들의 관람코스에 포함해 앞선 기술을 홍보하고 물 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IWA 총회에는 외국인 3000여 명을 포함해 4000여 명의 물 전문가가 참가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에 건설되는 시험단지는 현재 증발방식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계속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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