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남권 신공항’ 지역상생 묘안 찾는다

  • 입력 2009년 4월 28일 06시 47분


어제 ‘동북아 허브공항 포럼’ 국제세미나 주제 발표

접근성-개발이익 등 다양한 지역협력 방안 나와

영남권 5개 시도가 갈등을 빚고 있는 ‘동북아 제2허브공항’(동남권 신공항)의 해법이 이번엔 마련될까. 전문가와 대학교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동북아 허브공항 포럼’이 27일 부산 상의홀에서 발족식을 갖고 개최한 국제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선임연구위원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최 위원은 “신공항을 둘러싼 5개 시도의 쟁점은 △부산은 24시간 허브공항 △경남은 행정구역 내 입지로 개발 이익 추구 △울산 대구 경북은 1시간 내 접근성으로 집약된다”고 전제한 뒤 상생과 협력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입지 문제와 관련해 “부산과 경남이 공동 관리하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시켜 해결한다면 가덕도 해상에 24시간 운영하는 허브공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구역과 개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정부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확대 방안도 검토돼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남해안관광벨트와 연계할 경우 발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울산 대구 경북의 접근성 문제는 “20년 단위의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공항철도’ ‘공항고속도로’ 건설을 반영함으로써 5개 시도와 신공항을 1시간 내에 잇는 교통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5개 시도는 정부와 공동 출자해 공항공사 형태의 ‘Port Authority’를 설립하고, 운영에 참여해 수익도 함께 나누면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은 각 자치단체 간의 이해 대립으로 신공항 추진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이 방안에 대해 조만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뒤 각 지자체와 논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2주제를 발표한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 데이비드 센 교수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홍콩의 첵랍콕 공항의 경우 환경과 안전성 문제 등으로 해안에 신공항을 건설해 세계적으로 붐비는 공항 중의 한 곳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3주제를 발표한 일본의 데루아키 후루도이 간사이국제공항 토지개발 사장은 간사이 해상공항을 추진하면서 환경을 위해 주거지에 소음 영향이 없도록 항공기 공회전 금지, 발생하는 쓰레기는 공항섬 내에서 소각처분, 활주로 등의 배수는 고도처리하고 재활용할 것 등을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경환 경상대 교수, 박인호 바른공항건설 시민연대 대표,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 정헌영 부산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현재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및 타당성 용역’을 수행하는 국토연구원은 9월까지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에서 추천한 10여 군데의 후보지 중 1, 2곳을 선정해 국토해양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산은 민원 발생이 없고 24시간 개방이 가능한 가덕도 남쪽 해상공항을, 경남을 비롯한 나머지 4개 시도는 밀양 하남을 최적지로 꼽으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