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북선 복원에 쓸 금강송 찾습니다”

  • 입력 2009년 4월 22일 06시 55분


경남도, 2014년까지 ‘이순신 프로젝트’사업 1470억 투입

“울진 금강송 운반땐 비용 막대” 범국민 소나무 수집 운동

경남도가 소나무의 일종인 금강송을 구하기 위해 소매를 걷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水軍)의 주력이었던 거북선과 판옥선 등 군선(軍船)을 복원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경남도는 ‘이순신 프로젝트’를 주요 도정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군선 복원은 이 프로젝트의 하나. ‘남해안시대’를 주창한 경남도는 2006년부터 거북선 탐사와 노량평화공원 건설, 한산대첩병선마당 조성, 거북선과 판옥선 등 군선 건조가 포함된 이순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4년까지 27건의 사업에 1470억 원이 들어간다. 경남도의 이순신 프로젝트팀은 1592년 거북선을 건조할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금강송을 구하기 위해 몇 달간 남해안 일대를 수소문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경북 울진군의 금강송 군락지를 방문한 결과 금강송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운반비가 막대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도 김종임 이순신프로젝트담당 사무관은 “깊은 숲 속 군락지에서 금강송을 반출하려면 육로로는 힘들고 대형 헬기를 동원해야 해 비용이나 기술 면에서 모두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보 1호인 숭례문 복원에 나선 문화재청도 1월 강원 삼척시 미로면 준경묘(강원도기념물 43호·조선 태조 5대조인 양무장군의 묘) 일원에서 벌채한 금강송 20그루를 육로 운송이 가능한 야적장까지 산림청의 대형 헬기로 옮겼다.

결국 경남도와 통영시, 거제시 그리고 사단법인 21세기 이순신연구회(회장 최광주)는 경남지역을 포함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나무 수집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거북선과 판옥선 골격에 들어갈 금강송 등 적송을 비롯해 일반 소나무 가운데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이면 감정을 통해 사들이거나 기증받기로 한 것. 20개 시군과 거북선연구회에 수집 창구를 설치하고 12월 말까지 운동을 전개한다. 군선 복원에 필요한 금강송은 지름 50cm 이상인 큰 나무 기준으로 약 20그루. 금강송 등을 기증하는 사람은 이름을 동판에 새겨 군선에 붙일 계획이다.

경남도는 거북선과 판옥선 등 모두 5척을 건조할 업체를 찾기 위해 다음 달 입찰공고를 낸다. 70억 원을 들여 2011년 4월 복원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경남도 구인모 관광진흥과장은 “적송의 한 종류인 금강송은 여물고 곧게 자라 뒤틀림이 없는 특성이 있다”며 “소나무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이순신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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