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신발산업이 살아나고 있다

  • 입력 2009년 4월 14일 06시 31분


특수기능화-웰빙화 등 세계 틈새시장 공략… 매출-인지도 쑥쑥

1970∼80년대 부산 경제를 이끌었던 신발업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부산의 신발업계가 특수기능화, 웰빙화, 첨단신발 등 독자적 제품을 내놓으며 세계의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신발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및 기술 향상, 마케팅 등에 쏟은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SM코리아의 ‘키 크는 신발’이 최근 일본과 중국의 바이어와 8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화승도 지난해 ‘키우미슈즈’라는 아동신발을 내놓아 기존 아동신발보다 매출액이 15% 이상 늘어났다. 건강신발 브랜드인 ‘린코리아’는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 국왕 소유의 알파제르그룹과 100억 원 상당의 신발 18만 켤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등산화 브랜드로 유명한 트렉스타의 ‘코브라’는 원터치 신발 끈 조임장치를 부착해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매출이 30% 정도 늘어났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시가 2006년부터 추진해 온 자체브랜드 신발 명품화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신개념 충격흡수 배드민턴화인 학산의 ‘비트로’, 기능성 건강신발인 삼덕통상의 ‘스타필드’, 칼로리 소모량 측정 신발인 아이손의 ‘아이런’ 등 5개 업체의 특수기능화 제품은 올해 15만4000켤레를 생산해 31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2013년까지 320만 켤레, 79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가 출자한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신발산업진흥센터 측이 2005년부터 중소기업에 지원해온 특수기능화 개발 사업인 첨단기능화 공동협력개발 사업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자이로의 스피드 레이싱 인라인스케이트 부츠와 원광JFC의 기능성 골프화, 에이로의 발 보호용 신발, 에이엔케이의 다목적 발가락 신발 등은 올해 3만5000켤레가 생산돼 5억9000원의 매출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신발업체 중 독자적인 브랜드는 50여 개에 이른다. 화승의 ‘르까프’는 브랜드 고부가가치를 위해 지난해 세계적 신발디자인 회사인 ‘라데시메’ ‘아스브리’와 손잡고 영국풍 패션을 신발에 적용해서 ‘르까프 런던’을 탄생시켰다. 미국 유명 팝스타와 스폰서 계약을 한 해인인터내셔널의 ‘4nF’는 지난해 그래미상 축하공연장에서 선보여 미국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발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된 부산신발산업 육성 사업이 국제경쟁력 향상은 물론이고 ‘신발 메카’의 옛 명성을 되찾는 전환점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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