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4등급→전국 3% 손소라 양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취약과목 정복 비결? 악착같이,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죠!

《“중학교 때까지 제 꿈은 오로지 ‘피아니스트’였어요.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부모님의 만류와 재능의 한계를 스스로 깨달은 뒤 제가 할 일은 공부뿐이었어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잘하고 싶었어요.”

전교 1, 2등을 고수하는 손소라 양(서울 한양대부속고 3학년·사진)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바쁜 수험생활을 보내고 있다. 수학 성적이 전국 상위 3%에 속할 정도로 손 양은 수학 잘하기로 학교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고교 1학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전 과목 평균 2, 3등급이었고 수학 과목은 간신히 4등급을 유지했다. 손 양은 교무실 문턱이 닳을 정도로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수학 완전정복에 성공해 내신뿐 아니라 모의고사 성적을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 수학 정복, 꿈이 아닌 현실로

고등학교에 입학해 첫 중간고사를 10여일 앞두고 손 양은 늘 그래왔듯 벼락치기에 돌입했다. ‘수업시간에 충실했던 데다가 예전에 비하면 공부를 훨씬 더했으니까’ 하며 내심 좋은 점수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도덕, 사회, 기술·가정 같은 암기과목은 그럭저럭 풀 수 있었지만 수학은 출제의도조차 파악되지 않는 문제가 상당수였다. 수학 점수는 ‘반타작’ 수준이었다.

“중학교 때처럼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도 대충 성적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해답지를 봐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많다는 사실에 더 난감했죠.”

수학 성적이 좋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공부방식의 문제점을 깨달았다. 교과서 위주의 개념이해도 중요하지만 문제풀이를 통해 응용력을 키우는 데 소홀했던 것이다. 곧장 서점으로 달려가 수학문제집을 몇 권 샀지만, 해답지에 의존해 문제를 풀다 보니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는 일이 많았다.

손 양은 공부시간을 늘려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슬럼프에 빠졌고 어영부영 여름방학을 보냈다. “2학기 안에 수학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담임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방과후학교 수학강좌를 신청했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주 3회, 100분씩 이루어지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수업 도중 모르는 부분은 확실히 이해될 때까지 선생님을 붙잡고 늘어졌다. 쉬는 시간, 식사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학 선생님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문제집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여쭤봤어요. 그런 제 모습을 기특하게 여기셨는지 한 번도 힘든 내색 없이 자세히 알려주셨어요. 스스로 푸는 문제가 늘어나고 성적이 오르니 수학공부에 재미가 생겼어요.”

○ 공부의 최대 난관은 나 자신!

손 양은 수업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수학공부에 매달렸다. 수학공식을 단순 암기하기보다는 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저절로 머릿속에 집어넣도록 했다. 여러 권의 문제집 대신에 한 권을 정확히 짚고 넘어갔다. 4개월 뒤 내신시험에서 ‘수학 1등급’이라는 결실을 얻었고,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학생에게 주어지는 ‘교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친구들이 수학문제 풀이를 물어오는 횟수가 부쩍 늘면서 2학년 때는 아예 학급의 수학학습도우미로 활동했다. 수학 성적이 좋으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손 양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내신과 달리 모의고사 성적이 3, 4등급을 맴도는 게 속상해 집에서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다.

그때마다 외동딸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님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수학문제를 푼 뒤 틀린 이유를 즉시 확인하고 3, 4일 안에 그 문제를 다시 풀었다. 같은 문제를 또 틀리면 며칠 내에 푸는 일을 몇 번씩 반복한 끝에 지난해 9월 전국학력평가에서 수학 1등급을 받았다.

외국어영역은 어려서부터 학습지와 개인과외를 꾸준히 해온 덕분에 부담감은 없었다. 손 양은 A4 용지에 단원의 중요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 한번 외우고, 그 용지를 들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꺼내 복습했다. 단어 암기는 야간자율학습 끝나기 5분 전처럼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언어영역은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는 일이 많아 오답노트 작성에 정성을 들였다. 독서반 활동 등 평소 독서를 꾸준히 한 점이 교과 공부뿐 아니라 ‘전국청소년통일환경백일장’ ‘교내 논술토론경시대회’에서 수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음악을 사랑하는 경제학자

내신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늘 3주 전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중요하다고 표시해둔 부분을 파고들었고 선생님이 나눠 준 프린트 등을 빠짐없이 복습했다. 특히 암기과목은 오감을 활용해 입으로 소리 내서 읽고 손으로 써 가는 식으로 공부했다.

손 양은 주간, 월간 단위로 학습계획표를 세우지 않고 매일 아침 그날의 목표량을 정했다.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하루하루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얻는 성취감이 훨씬 가치 있다”는 손 양의 설명.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손 양은 2학년 때 ‘경제학카페’란 책을 읽고 경제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경제원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학교 선택과목이 아닌데도 ‘경제’ 과목을 인터넷으로 찾아 수강했고 신문 경제면도 꼼꼼히 읽었다. 경제 관련 동영상 강의를 듣고 표준교재를 틈틈이 읽으며 ‘고교 증권경시대회’에도 도전했다.

“50세 중반까지는 실물 경제의 흐름을 꿰뚫는 경제학자로 활동할 거예요. 그 뒤에는 외국에 가서 작곡과 피아노를 깊이 있게 배울 생각이에요. 제게 음악이 친구가 되어 준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기쁨을 전해주고 싶어요.”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