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계도시축전]‘도시의 푸른 미래’ 찾는다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4분


도시축전 기간 중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

《인천세계도시축전의 핵심 행사로 국제 콘퍼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축전 기간 내내 지식과 미래 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 재생 문제를 논의할 ‘도시재생 국제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총 20개의 국제회의가 폐막일 직전까지 이어진다. 100여 개 도시 정상들과 유엔 고위 인사, 기업인, 비정부기구(NGO) 대표, 지성인들이 인천을 찾는다. 주제 발표, 토론, 방청 등 콘퍼런스에 참가할 인원이 총 4만∼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여론 주도층인 이들을 통해 ‘인천 브랜드’를 높일 계획이다.》

콘퍼런스는 대부분 축전 주 행사장 인근에 있는 송도컨벤시아(연면적 5만4157m²)에서 열린다. 이곳엔 2000명 이상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볼룸과 분과회의 및 세미나를 할 수 있는 23개 미팅룸, 450개 부스를 설치할 수 있는 전시장이 있다. 8개 언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대회의장에서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 환경을 위한 녹색 토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8월 11∼13일 열리는 ‘세계환경포럼’. 20개국 1000여 명이 이 포럼에 참가해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환경회의다. 유엔 최고위층 인사와 영국 런던대 니컬러스 스턴 교수,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 일본 도요타그룹의 아키오 도요다 회장, 세계환경전략기구의 히로노리 하마나카 대표, 아시아개발은행의 로렌스 그린우드 부총재 등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200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여성환경운동가의 초청도 추진하고 있다.

고건 세계환경포럼 공동조직위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기후변화 등 미래환경전망 △경제위기 속의 녹색뉴딜 및 녹색성장 전략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인천시와 세계환경포럼조직위는 이 포럼을 개최한 뒤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할 ‘그린 봉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해당 국가에서 안전한 물 공급과 하수 처리 등에 관한 기술 지원 활동을 벌이게 된다.

8월 18∼21일의 ‘세계도시물포럼’에서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 현상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재해 증가, 국지성 호우, 가뭄 지역 증가, 이상 홍수, 수질 오염이 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투발루공화국의 아피사이 엘레미아 총리, 키리바시의 아노테 통 대통령, 일본의 요시로 모리 전 총리(현 일본 물포럼 회장), 세계미래연구기구협의회 제롬 글렌 회장이 포럼에 참가한다.

이와 유사한 주제의 콘퍼런스는 ‘유엔재난위험 경감을 위한 세계 지방정부 연합회의’(8월 24∼26일), 아태환경정책포럼(9월 2∼4일), ‘청정화석에너지 전문가그룹 회의’(10월 19∼21일) 등이다. 인천국제환경기술전(8월 18∼21일) ‘세계환경예술작품전시회’(8월 17일∼10월 25일) 등 환경 관련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 도시와 인문학의 미래 모색

‘도시재생 국제콘퍼런스’(8월 6, 7일)에서는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세계도시의 경험과 한국의 미래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 영국 런던, 독일 함부르크, 스페인 바르셀로나, 싱가포르, 일본 요코하마, 인천의 도시재개발 경험을 비교하게 된다. 구도심과 신도시를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도시 정상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9월 15∼17일 ‘창조적인 도시개발’을 주제로 ‘아태도시정상회의(APCS)’가 열리기 때문이다. 100여개 도시에서 온 시장, 주지사, 시의원 등 1000여 명이 본회의, 워크숍, 포럼, 전시, 현장시찰, 연회행사에 참가한다. APCS는 1996년 호주 브리즈번 시에서 창립된 이후 아태 도시를 돌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세계 도시의 미래를 그려보는 회의도 축전 막판에 마련된다. 10월 19∼21일 중구 항동 구도심에 신축되는 하버파크호텔에서 ‘세계도시인문학대회’가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르클레지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고려대 김우창 명예 교수(영문학), 런던경제대 리처드 세넷 교수(사회학), 파리5대학 미셸 마페졸리 교수(사회학) 등이 초청 대상이다.

전기 및 전자, 정보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도 인천을 찾는다. 유시티(u-City) 국제콘퍼런스(8월 31일∼9월 1일)와 세계통신에너지국제학술대회(10월 18∼22일)에 이들이 참가한다. 도시축전 폐막일에는 도시 정상들이 ‘인천 선언’을 채택해 인간과 도시가 조화롭게 상생하기 위한 해법을 발표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아탈리-슈워제네거와 함께 도시를 살려요▼

국제 콘퍼런스에서 세계적인 석학과 유명 인사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최고의 지성인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66)는 9월의 ‘아시아태평양 도시 정상회의(APCS)’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그는 ‘휴대전화 인터넷 만능시대’, ‘금융 거품 현상’을 예측한 미래학자이자 경제학자, 철학자, 문명비평가다. 프랑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거쳐 유럽부흥개발은행 총재를 지냈다. ‘미래의 물결’,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등 40여 권을 저술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크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지식인”이라고 평했다.

도시창조성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의 리처드 플로리다(52)도 APCS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캐나다 토론토대 로트만 경영대 교수로 있으면서 이 대학 부설 부동산연구소 학술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유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CNN, CBS 방송에도 자주 출연한다. 그는 ‘창조 계급’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유엔 ‘물 위생자문위원회’ 명예회장를 맡고 있는 일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는 8월 세계도시물포럼 특별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 포럼에서 투발루공화국의 아피사이 이엘레미아 총리가 기조연설을 한다. 이 공화국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해 2040년경 수몰될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다.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린다.

8월 ‘21세기 지구환경 전망 및 지속가능 발전을 향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세계환경포럼에도 저명인사의 발길이 잇따른다. 영화 ‘터미네이터’ 주인공으로 유명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미국 하버드대의 존 챔버코에터 교수도 포럼 초청자 명단에 들어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연방정부가 지구 온난화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을 하는 등 환경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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