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불곡중학교 3학년 이도연 양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공부 편식 뚝… 분 단위 학습계획… 체질을 확 바꿨어요

“시험 둘째 날 영어, 도덕, 기술·가정 시험을 봤는데 채점을 해보니 모두 11문제나 틀렸더라고요. 기가 막혔어요. 눈물을 펑펑 쏟았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불곡중학교 3학년 이도연 양은 중학교에 입학해 처음 치렀던 1학기 중간고사를 잊지 못한다. 초등학교 때 평균 95점 이상을 유지했던 성적이 중위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교 480명 중 104등, 반 40명 중 12등’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이 양. 곧바로 ‘공부체질 개선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문제점 1] 공부 편식이 심하다

이 양에게 수학, 과학은 추리소설처럼 즐겁고 스릴 넘치는 과목이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교과서 본문은 물론이고 문제집의 개념정리와 하단에 실린 자투리 정보까지 샅샅이 뒤져 정답을 위한 ‘단서’를 찾았다. 그래도 해결 되지 않으면 표시를 해 두고 다음 날 다시 도전해 끝까지 문제를 해결한다.

반면 영어는 취약했다. 영어는 수학공식처럼 일정한 규칙이 없다보니 암기 외엔 다른 학습방법을 찾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영어에 흥미가 떨어졌다. 초등학교 땐 시험이 없어 공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수학과 과학은 매일 두세 시간 공부하면서도 영어는 학습지를 밀리지 않는 수준에 머물렀다.

중학교 입학 후에도 공부 편식은 계속됐고 성적은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체질개선 1] 학습계획표로 과목별 균형을 맞춰라

‘수학 90점, 과학 100점, 영어 80점.’

공부 편식의 심각성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표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 양은 학습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학습계획을 꼼꼼히 세우기로 했다. 주요 과목은 주중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암기할 내용이 많은 예체능 과목은 주말에 공부하는 원칙을 세웠다.

학습량은 예습이냐 복습이냐에 따라 달리 잡았다. 예습은 ‘교과서 단원의 길잡이 읽기’ 또는 ‘문제집 개념정리 읽기’ 식으로 학습량을 최소화했다. 반면 복습은 그날 배운 내용을 문제집을 풀며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계획표엔 ‘교과서 단원-문제집 이름-풀어야 할 문제집 페이지 또는 문제 수’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예습할 때 이해가 잘되지 않는 부분은 수업시간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예습은 상대적으로 공을 덜 들였다”는 게 이 양의 설명. 대신 예습 시 궁금한 사항은 반드시 표시해 두고 수업시간에 해결했다.

공부를 계획대로 실천하면 계획표에 동그라미를 까맣게 칠해 100% 실행했다는 표시를 했다.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 ‘25%’ ‘50%’ 식으로 완성도를 표시했다. 주말엔 지난 한 주간의 학습계획표를 점검하며 미진한 부분을 보충했다.

[문제점 2] 시간을 물 쓰듯 쓰다

이 양은 집중력이 강하다. 두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수학 문제집을 풀 때도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공부하는 습관이 들었다. 초등학교 땐 이런 학습방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이런 공부습관은 걸림돌이 됐다. 교과목이 초등학교의 두 배가 넘는 9개 과목으로 늘어난 데다 암기과목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체질개선 2] 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라

이 양은 오전 6시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1시간 단위로 어떤 공부를 했는지 스스로 쭉 적어봤다. 시간제한 없이 공부를 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낭비하는 시간이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습계획표로 시간까지 관리하자’고 결심한 이 양. 기상시간부터 취침시간까지 1시간 단위로 표를 만들었다. 얼마의 시간 동안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분 단위로 적었다. 주요과목 학습시간은 최대 1시간 30분을 넘지 않도록 짰다. 암기할 내용이 많은 사회, 과학과 예체능과목은 50분으로 시간을 제한했다.

“처음부터 ‘수학 2시간’ ‘국어 3시간’ 식으로 계획을 세우면 긴장이 풀려 시간을 낭비하게 되더라고요. 집중해서 한 과목씩 끝내다 보면 공부에 속도도 붙고 성취감도 커져요.”

[문제점 3] 문제집 하나로 승부하다

초등학교 때 이 양의 학습 자료는 주로 문제집이었다. 학교 진도에 맞춰 과목별로 문제집 한 권을 푸는 것이 전부였다. 시험 대비도 학교 기출문제 모음집으로 했다. 중학교에서도 이 양은 이런 방식을 고수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중간고사 국어시험에서 난생 처음 보는 시가 나왔어요. 수업시간에 배웠던 시와 비교하는 문제였죠. 다른 과목 시험에도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활용해 답을 찾는 문제가 상당히 많았어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면서 응용력을 기르지 못했던 게 성적 하락의 이유였어요.”

[체질개선 3] 학습효과를 높이는 ‘무기’를 찾아라

이 양은 다양한 문제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과목별로 세 권의 문제집을 풀었다. 수학, 영어는 기초실력을 쌓고 응용력을 기르기 위해 단과학원을 다녔다. 특정 단원이 유독 어려운 국어, 과학은 필요한 부분만 골라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요점정리 노트도 만들었다. 이 양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 온라인 강의나 학원 수업시간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 자주 틀리는 문제는 노트 한 권에 모두 적고 이를 시험 직전까지 완벽하게 외웠다.

한 학기 넘게 공부 체질개선에 주력한 이 양은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때 반 3등, 전교 32등으로 성적을 올렸고, 2학년 땐 반 3등 안팎, 전교 20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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