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대청호-경기 남양호 빙어 ‘합방’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충북 옥천군 어민들이 안내면 인포리 선착장 부근 대청호에 빙어 수정란이 담긴 부화상자를 풀어 넣고 있다. 사진 제공 옥천군
충북 옥천군 어민들이 안내면 인포리 선착장 부근 대청호에 빙어 수정란이 담긴 부화상자를 풀어 넣고 있다. 사진 제공 옥천군
근친교배 열성화 막기 위해

충북 대청호(옥천)와 경기 남양호(평택)에 살고 있는 빙어(氷魚)가 ‘합사’됐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는 대청호 특산 어종인 빙어 증식과 열성화를 막기 위해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와 최근 두 호수에서 붙잡은 어미 빙어 알 1000만 개씩을 인공수정한 뒤 서로 맞바꿔 풀어 넣었다.

대청호 빙어는 남양호로, 남양호 빙어는 대청호로 옮겨 형질 우성화를 시키기 위한 것. 한곳에서만 번식을 하다 보면 열성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대청호 빙어는 1982년 충북 제천 의림지에 서식하는 빙어 수정란을 옮겨다 번식시켰고 이후 10여 년간 한 해 평균 20t 이상 잡히며 이 지역 어민들의 소득어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997년 여름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대부분 죽으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양 호수 빙어의 수정란 교환은 두 지역 어민들이 즉석에서 붙잡아 수정시킨 빙어알을 부화상자(수정란이 달라붙게 만든 상자)에 담아 옮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수정란은 약 20일 뒤 새끼 빙어로 부화된다.

전문가들은 한때 춘천댐 등에 번성했던 빙어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원인 중 하나를 근친교배에 따른 열성화로 추정하고 있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 김효진 사업팀장은 “강원 소양호와 충남 예당호 등 타 지역 호수의 빙어를 해마다 대청호 빙어와 합사하고 있다”며 “빙어의 유전자 다변화와 열성화 방지, 개체수 증식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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