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리와 사고]다양한 글 다양하게 써보자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요약문… 논평문… 주장 제시… 다양한 글 다양하게 써보자

논증적 글의 3가지 유형 중

‘reading essay’에 해당

개인체험 ‘personal essay’

전공분야 조사결과 담은

‘research essay’도 두루 연습을

글쓰기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성격의 글을 다양하게 써봐야 합니다. ‘분석적 이해-비판적 평가-창의적 적용’이라는 사고의 단계에 맞춰 글을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글의 내용을 분석적으로 이해한 다음 그 결과를 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요약문 쓰기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긴 글 하나를 짧게 요약해 볼 수도 있고, 대학입시 논술이나 법학적성시험(LEET) 논술에 출제되는 문제처럼 서로 맥락이 다른 두 개 이상의 글에서 공통된 관점을 뽑아 정리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의 글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논평문 쓰기가 바로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앞서 살펴봤던 기준을 활용해 그 글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좋은 점은 무엇인지 밝히는 것입니다.

요약문 쓰기에는 자신의 견해가 들어가지 않지만 논평문 쓰기부터는 자신의 견해가 표출됩니다. 자신의 견해를 주도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저자의 견해를 평가하는 것이 논평문의 주된 목적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자기 견해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독창적인 주장을 제시하고 이를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정당화하는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써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단계는 창의적 적용 능력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이미 알고 있거나 새롭게 주어진 내용을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으로 적용한 것이 핵심입니다. 훈련을 위해서는 두 가지 형식의 글을 써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하나는 ‘텍스트 비평형’이라 부를 수 있는 글입니다. 논평문을 더 발전시킨 것입니다. 글에 대한 논평을 기초로 하되 자신의 대안을 더 체계적으로 논의하는 글입니다. 다른 하나는 ‘텍스트 활용형’의 글입니다. 스스로 설정한 문제 또는 과제로 주어진 문제의 내용을 활용해 해결의 길을 모색하는 글입니다.

사고 능력과 관련해 보면 이 두 유형의 글은 창의적 적용의 두 측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비평형의 글은 새로운 요소를 주어진 글의 내용에 적용해 작성합니다. 자기가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을 적용해 주어진 글을 평가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입니다.

반면 텍스트 활용형의 글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의 내용을 적용 또는 활용하는 것이 주요 과정입니다. 즉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를 주어진 글에 적용하거나, 글의 내용을 글 밖의 문제에 적용해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적용 과정을 훈련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논증적 글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개인적 체험에 기초해 형성된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personal essay’가 있습니다. 또 글의 내용에 기초해 형성된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는 ‘reading essay’와 문제나 현상에 대한 조사연구과정을 통해 형성된 주장을 제시하는 ‘research essay’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글들은 ‘글의 기초를 어디에 두느냐’와 ‘글의 목적’을 기준으로 성격을 나눈 것입니다. 이런 구분을 적용해 본다면 앞서 살펴봤던 ‘분석적 이해-비판적 평가-창의적 적용’은 ‘reading essay’의 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단계 모두 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학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교육도 대부분 여기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두 종류의 글도 많이 써보고 훈련해야 합니다. ‘personal essay’는 학술적, 이론적 맥락을 떠나 대중적인 글을 쓸 때 많이 활용됩니다. 반대로 ‘research essay’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쓰입니다.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글로 정리할 때에도 이용됩니다.

대학생이라면 전공이나 자기의 관심분야에 상관없이 ‘reading essay’ 작성 능력은 필수적으로 길러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글을 읽고 평가한 다음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필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진로나 전공에 따라 다른 두 종류의 글쓰기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그 분야의 ‘research essay’를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문학 쪽을 전공하는 학생은 ‘personal essay’에 대한 연습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 의사소통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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