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아교육, 지식보다 인성교육 늘려야”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8분


로제베어 OECD 교육훈련수석 유아정책 조언

“어려울수록 투자 늘려야 빈곤의 대물림 예방”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정부가 유아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의 대물림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요. 형편이 어려워진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교육에 돈을 쓸 여력이 없으니까요.”

교육과학기술부와 유아교육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데보라 로제베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훈련수석(사진)은 12일 OECD 교육정책위원회가 2009∼2010년 최우선 과제로 ‘유아교육복지(ECEC) 제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22개 국가가 OECD의 유아교육복지 제고 사업에 동참하는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이 사업국으로 참여하게 된 동시에 부의장국을 맡게 됐다. 의장국은 노르웨이다.

로제베어 수석은 한국의 유아교육이 학업적인 측면은 뛰어나지만 인성교육을 더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유아교육은 아카데믹 커리큘럼이 강점이어서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최근 OECD 국가, 특히 북유럽 국가는 인성과 사회성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지식교육 위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제베어 수석은 유아교육이 특히 중요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논리적인 사고나 사회 정서적 능력이 만 3∼6세에 대부분 완성되고, 유아기 교육은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높습니다. 또 유아기에 출발을 잘못하면 평생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아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합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한국이 유아교육에 대한 투자를 훨씬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 국가가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0.45%를 유아(만 3∼5세 기준)교육을 위한 공적 투자에 쓰는 반면 한국은 0.05%에 불과해 9분의 1 수준이라는 것.

그는 “유아기의 교육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인적자원 개발의 기초”라며 “한국도 유아교육과 보육을 잘 조화시키는 사회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