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온라인 전기자동차’ 첫선

  • 입력 2009년 2월 28일 03시 09분


李대통령 “녹색기술 투자 2배로”27일 대전의 KAIST 졸업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남표 총장과 함께 온라인 전기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해 녹색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청와대사진기자단
李대통령 “녹색기술 투자 2배로”
27일 대전의 KAIST 졸업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남표 총장과 함께 온라인 전기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해 녹색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청와대사진기자단
녹 색 낭 보

전선 깐 도로 달리며 배터리 충전

전력효율 세계 최초로 80% 넘겨

배터리 없이도 무제한 주행이 가능한 고효율의 ‘온라인 전기자동차’를 KA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는 2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교내 본관 앞에서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자동차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남표 총장과 함께 학위수여식장인 노천극장까지 300여 m를 이 자동차로 이동했다.

26일 특허 출원된 이 자동차는 폭 20cm, 깊이 4cm 정도의 홈을 파고 고주파 전선(power line·급전코일)을 깐 도로를 주행하면서 전기를 공급받아 움직인다. 전기를 공급받는 집전장치는 전선과 1cm 떨어져 있다.

이 자동차는 전선이 깔린 도로를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하지만 배터리는 전선이 깔리지 않은 곳에서 사용하기 위한 보조 동력원인 만큼 기존 전기자동차에 비해 용량이 5분의 1가량 적다. 전기자동차 가격의 3분의 2가량이 배터리 가격이기 때문에 차량 가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번에 소개된 자동차는 전선에서 자동차로 전달되는 전력효율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80%를 넘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자동차 개발에 참여한 KAIST 정보기술(IT)융합연구소 임춘택 교수는 “전력효율이 70%를 넘어야 실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런 방식의 자동차를 8년간 개발해온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캘리포니아공대도 60%를 넘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KAIST와 동문 벤처기업들이 공진형 자기유도 전력 기술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는데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용화의 또 다른 걸림돌이었던 도로 인프라 구축비용도 km당 2억 원으로 5분의 1 이상 줄였다. 경부고속도로를 500km로 환산해도 2000억 원이면 왕복차로 구축이 가능하다. 미국 방식은 폭 1m, 깊이 30cm의 구덩이를 파고 전선을 매설하기 때문에 km당 10억∼15억 원이 든다.

KAIST는 도로와 차량에 센서 등을 장착하면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 줄지어 다닐 수 있어 교통체증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런 ‘군집 주행’도 시연했다.

임 교수는 “이 자동차는 2년 내 실용화 기술 확보, 4년 내 상용화가 가능해 신성장동력이자 녹색 성장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온라인 전기 자동차

도로에 매설된 ‘전선 위(on line)’를 달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자동차가 전기 및 정보와 ‘연결됐다(connected)’는 의미도 있다. KAIST는 군집 주행 등을 위해 도로 밑이나 가로수에 통신설비를 설치해 차량 간에 정보를 교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AIST는 온라인 자동차의 기술 특허뿐 아니라 상표 등록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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