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원리 깨치니 뜻이 쏙쏙…급수도 쑥쑥 올라가요

  • 입력 2009년 2월 9일 02시 59분


《한자급수시험 합격은 많은 초등학생의 또 하나의 목표가 되고 있다. 급수시험은 장기 레이스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키기란 쉽지 않다.

끈기와 노력은 물론 올바른 한자공부법과 시험대비 요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자능력자격검정(한자한문능력개발원 주최)에서 준2급에 합격한 이인범(인천 인수초등학교 6학년·사진) 군의 한자공부법 2가지를 들여다본다.》

“초등 6학년에 한자능력검정 준2급, 비결은 딱 하나”

○ 한자생성의 원리를 알면 공부가 재밌다

이 군은 한자자격검정 7급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준2급까지 합격했다. 지난해 준2급 시험에는 상위 점수 학생에게 수여되는 장학금까지 받았다.

어머니 이옥희 씨는 “무조건 급수시험만을 목적으로 공부해선 안 된다”면서 “평소엔 학습지를 통해 한자의 원리를 익혔고 동시에 급수시험문제집을 풀면서 새로운 목표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군은 2학년 때부터 시작한 ‘재능한자’ 학습지의 마지막 등급을 공부하고 있다. 당초 한자를 강조한 학교에서 급수시험을 자체적으로 치름에 따라 시작한 한자공부지만, 지금은 제 학년 수준을 훨씬 넘어선 실력으로 향상됐다.

5년째 학습지로 공부하면서 새로운 언어에 대한 부담감 없이 한자공부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처음엔 매주 5∼8자씩, 하루 평균 1자씩 공부했다. 한자공부에 부담이 없었고 자연스레 재미를 느꼈다. 특히 학습지는 많은 한자를 한꺼번에 제시하는 대신 한자마다의 생성원리를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마치 그림을 공부하듯 공부할 수 있었다.

생성원리를 이해하니 뜻은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었다. 난도가 높아져 한자 합성어를 익힐 때는 생성원리 위주의 공부법이 효과를 냈다. 합성어를 구성하는 각 한자의 의미를 스스로 연상해 뜻을 추정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운 것. 예를 들어 ‘析(가를 석)’자는 뜻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木(나무 목)’과 ‘斤(도끼 근)’자로 나눠 ‘도끼로 나무를 잘라 가르다’라고 의미를 유추할 수 있었다. 의미를 이해하니 암기에 소요되는 시간도 훨씬 단축됐다. 한 글자를 20회 정도 써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단어나 고사성어를 공부할 때도 뜻을 정확히 알아야 오래 기억한다. 이 군은 학습지나 문제집에 나오는 단어카드들을 고리에 끼워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봤다. 사자 성어를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한 페이지는 별도 파일로 스크랩했다. 초등 저학년 때는 친구들과 함께 ‘누가 많은 한자를 알고 있는지’를 두고 대결하며 놀았을 정도로 한자를 재미의 대상으로 받아들였다.

○ 한자급수시험은 성취감과 동기를 부여한다

이 군은 한자공부를 시작하고 한 달 후 7급 시험에 도전했다.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테스트 해본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치른 시험에서 안정권으로 합격했다. 이후 5년간 준2급까지 순서대로 응시해 모두 합격했다. 시험은 한자공부의 목표를 정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 노력한 만큼 나온 결과는 성취감을 안겨줬다. 한자에 자신감이 생기니 공부도 자신감이 붙었다.

급수시험을 준비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급수별로 문제집 한 권을 정해 100%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 공부했다. 문제집을 사면 가장 먼저 급수별 배정 한자 중 이미 알고 있는 한자에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 매일 공부하는 한자의 수는 30자. 새로운 한자 15자를 외우고 전날 공부한 한자 15자를 복습했다. 복습은 한자의 뜻과 음을 가리고 스스로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공부한 한자와 고사성어는 5일 분량을 묶어 주말에 다시 총복습했다.

모의고사 문제는 합격 점수를 넘을 때까지 반복해 풀었다. 같은 문제를 평균 3회 풀어보며 정답의 개수를 높여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제집에는 답을 적지 않고 OMR 카드를 넉넉히 복사해 카드에만 답을 썼다.

급수시험은 시험에 대한 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생각에서 이 군은 ‘1급 합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회 빠짐없이 시험을 본다. 급수시험을 치른 다음 주부터 바로 시험 대비 한자공부를 시작한다. 시험 후 1개월간은 전 급수 한자를 쓰며 다시 완벽히 복습하고, 합격 발표가 나면 본격적으로 상위 급수를 위한 공부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힘든 시기도 있었다. 4급까지는 4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지만 3급 시험에서 연거푸 두 번이나 불합격한 것. 어머니 이 씨는 “시험에 떨어질 수도 있다”고 위로하면서 아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도왔다. 이 군은 ‘시험 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갖고 다시 시험에 응시했고 마침내 합격했다.

어머니 이 씨는 “초등 저학년 때는 시험 대비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부모가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좋다”면서 “공부 습관이 다져진 후에는 가벼운 테스트를 하거나 진도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부모의 역할을 감소시켜 아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면 시험에 대한 성취감이 높아지면서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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