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얼룩빼기 황소’ 아시나요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 울던 토종 ‘얼룩빼기 황소’ 아시나요

충북 축산위생硏 칡소-흑소 명맥잇기 박차

토종 한우인 ‘칡소’와 ‘흑소’가 부활하고 있다.

칡소는 황갈색 털을 바탕으로 검은색 세로줄 무늬가 칡넝쿨을 감아 놓은 것처럼 새겨져 붙여진 이름. 호랑이 무늬처럼 보여 ‘호반우(虎斑牛)’로도 불린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 등장하는 ‘얼룩빼기 황소’가 바로 칡소다. 질병에 강하고 성질이 순해 일소로 이용됐으며,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해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몸 전체가 검은색인 흑소는 추위에 강하며 힘이 세고 성질이 다소 거친 게 특징. 동의보감에 ‘수척하고 마르는 병을 고치고 허약 체질을 보신하는 약재’로 기록돼 있다.

토종 한우인 칡소와 흑소는 일제가 1938년 한우심사표준을 만들어 ‘조선은 적색(황색), 일본은 흑색’으로 털 색깔을 통일해 나가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칡소와 흑소의 명맥을 잇기 위해 나선 곳이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다. 이 연구소는 1996년 각각 3마리의 칡소와 흑소를 구해 복원을 시작했다. 체내 및 체외 수정란 생산 이식, 동결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 등 유전공학 기법을 통해 마릿수를 늘려 농가에 보급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500여 마리의 칡소와 흑소 가운데 349마리(칡소 234마리, 흑소 115마리)가 충북에 있을 정도로 연구소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이기창 농업연구사는 “희소성에다 맛도 뛰어나 일반 한우보다 20%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당분간은 마릿수를 늘리는 데 집중한 뒤 품질도 개선해 지역특화 품목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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