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안국제공항 개항 1년만에 위기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7시 28분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개항 1년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유가 여파로 노선이 줄어들고 탑승률이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정부가 전북 군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장하려는 방침을 세워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무늬만 국제공항=무안공항은 8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1월 8일 무안군 망운면 256만7690m²의 용지에 연간 14만 회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항공기 9대가 동시에 주기할 수 있는 계류장, 연간 519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등을 갖춰 개항했다.

개항 초기 중국 상하이, 창사, 대만, 일본, 태국, 필리핀 등 8개 노선에 주 42편이 운항돼 출발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고유가 행진으로 항공사들이 6월 이후 국제선 운항을 잇달아 감축하면서 운항 편수가 절반 수준인 주 24편으로 떨어졌다. 국내선도 하루 1차례 운항되던 제주노선이 폐지돼 무안∼김포 노선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객도 5월 하루 평균 500명에서 현재 370명으로 줄어 일부 항공사는 전남도로부터 손실 보전까지 받고 있다.

▽국제공항 위상 흔들=무안공항은 정부가 최근 새만금 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군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혀 위기를 맞고 있다.

무안공항이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통 이후 전북 군산, 익산 등의 탑승객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군산 국제공항 건설은 무안공항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항 초기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미경유 △부족한 화장실 △기준 미달의 수화물 컨베이어벨트 △중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불가능한 활주로 등 열악한 내부시설과 주변 인프라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노선 확충과 탑승객 유치가 관건=무안공항이 좀처럼 비상의 날개를 펴지 못하자 전남도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 여행업계와 학계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남도는 정부에 무안∼김포노선의 운항시간을 조정하고 노선을 하루 2회로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무안과 제주, 김해, 김포 구간 저가 항공사 취항도 타진하고 있다.

현재 2800m인 활주로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3200m 길이로 늘리고 활주로 1개 추가 신설과 계류장 확장, 국제선 도착 홈 수화물 컨베이어벨트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탑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특급호텔 신축, 내국인 면세점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개항 이후 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공항 활성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국내선 이전과 공항연결망 확충,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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