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역사, 뉴타운 꽃피울까?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5분


최근 복합쇼핑몰 형태의 민자역사 개발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을 연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로 인근 왕십리 뉴타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 제공 성동구청
최근 복합쇼핑몰 형태의 민자역사 개발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을 연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로 인근 왕십리 뉴타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 제공 성동구청
왕십리 연말 분양… 개발 시너지 효과 가늠자

서울의 뉴타운 주변에 민간자본이 투입된 대형 민자 역사(驛舍)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최근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반경 1km 이내에 시범 뉴타운으로 개발 중인 왕십리 뉴타운이 연말부터 분양될 예정이다.

왕십리 민자역사 개발은 뉴타운 사업지구와 연계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앞으로 서울 강북권 곳곳에서 추진 중인 민자역사와 뉴타운의 연계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의 정태희 연구원은 “뉴타운 주변은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며 “쇼핑, 영화관, 컨벤션센터 등의 시설을 갖춘 민자역사가 들어서면 뉴타운의 개발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심개발의 전형, ‘왕십리 민자역사’

최근 개장한 왕십리 민자역사는 낙후된 이미지의 주변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하 3층, 지상 8층(타워 17층) 규모의 민자역사에는 이마트와 복합패션몰인 엔터식스(ENTER 6),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영화관(CGV 20개관), 푸드코트 등의 편의시설이 문을 연다.

19일에는 민자역사 주변으로 ‘왕십리 광장’도 개장한다. 주변 도로를 합하면 1만3268m²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1만3207m²)보다도 넓다.

현재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국철의 환승역인 왕십리역에 2010년경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청담역까지 두 정거장, 선릉역까지도 다섯 정거장에 불과하다.

인근에는 왕십리뉴타운, 한양대 앞 젊음의 거리 조성, 행당 도시개발지구 사업 등 도심개발 사업이 연이어 추진 중이다.

정 연구원은 “뉴타운 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과 민자역사의 생활편의시설 확충, 도심의 편리한 교통 등이 연계되면서 왕십리 일대는 도심 재개발 사업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량리-노량진 민자역사도 대기

왕십리역 외에도 뉴타운과 연계된 민자역사 개발 계획은 최근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농·답십리 뉴타운과 인접한 청량리 민자역사는 지하 4층, 지상 9층에 연면적 17만2646m² 규모로 2010년 8월 대형 백화점, 멀티플렉스 영화관, 문화센터 등을 갖춘 문화 쇼핑 복합건물로 완공될 예정이다.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와 인접한 노량진 민자역사도 지하 1층, 지상 17층에 연면적 12만1400m²의 초현대식 건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 밖에 서울 수색역∼성산역 구간을 아우르는 수색 역세권 개발지구는 현재 건설 중인 수색증산 뉴타운 및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과 연계해 개발된다.

장위뉴타운 인근의 성북역도 민자역사로 개발해 홍콩의 콜룬역과 같은 철도산업과 연계된 주거 중심지로 조성된다.

○ 상가 투자는 주의해야

하지만 민자역사와 주변 상권에 대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이미 완공돼 운영 중인 서울역과 영등포역, 수원역 민자역사는 상권 형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 비해 신촌역과 용산역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민자역사 내 상가 투자의 매력은 환승역의 유동 인구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같은 역사 내에서도 상가의 위치나 아이템, 운영 능력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상가정보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민자역사 내 상가가 모두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유동인구의 움직임을 파악해 상가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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