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자연계 영재교육 따라잡기<7>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매년 6월 실시되는 민족사관고 수학경시대회를 치르고 나면 학생들은 영재판별검사에 집중한다. 올해 영재판별검사가 9월 27일 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학경시대회 이후 영재판별검사를 준비할 기간은 불과 3개월 남짓인 셈이다.》

‘만약…’ 창의적 생각 습관을

1차 서류전형에서 정원의 2배수가 선발되면, 이후 최종선발까지는 영재판별검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영재판별검사는 오전에 언어와 사회, 오후에 수리와 과학 등 모두 4개 영역에 영역별로 60분 동안 진행된다.

이 검사의 목표는 창의성과 학문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중학교 전 과정에서 심화된 내용을 토대로 해 간학문적이고 통합교과적으로 출제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과학의 경우 그간 수학경시대회와 영어공인점수, 국어인증등급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던 입시생들에겐 부담스러운 과목이다. 하지만 과학 영역을 소홀히 하면 합격권에 들기 어렵다.

과학 영역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출제된다. 작년에는 물리(30점), 지구과학과 환경(50점), 창의사고력(20점) 문제가 나왔고 생물은 출제 되지 않았다. 영재판별검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제유형은 탐구 설계다. 자신이 직접 주제를 정해 실험을 계획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 중심형의 문제들이다. 작년 기출문제를 살펴보자.

(1) 만약 여러분이 지금까지 배우고 실시해온 다양한 과학실험들을 무중력 상태인 우주 정거장에 가서 실시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그 실험이 가능할까요? 그 결과를 지상실험결과와 비교하면서 설명해 보시오. 다르다면 왜 그런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설명해보시오.(실험제목과 준비물도 함께 써야 합니다.)

(2) 또 우주 무중력상태에서 할 수 없는 지상의 실험이나 일들을 제시해 보시오.

(3)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할 때 하고 싶은 일을 4가지 쓰시오.

(4) 미래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할 때 하고 싶은 일을 4가지 쓰시오.

(5) 시간 여행이 자유롭게 가능한 시대가 온다면 자연계에 어떠한 혼란이 빚어지겠는가?

(6)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그 원인을 3가지 서술하시오.

(7) 자신이 국가의 지도자라면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해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겠는가?(이하 생략)

위에서 보듯 과학 영역은 꼭 정답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설령 황당하다고 생각되는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절대로 답안을 백지로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얼마나 창의적인 생각으로 문제에 접근해 과학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서술해 냈는지도 평가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영재판별검사는 모든 문항이 서술형이므로 제한된 시간 안에 답안을 써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60분 안에 학생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보통 3, 4문항이지만 큰 문제 안에 작은 문제들이 딸려 나온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객관식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창의적 생각을 종이에 써내려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내용적으로 훌륭한 답변을 쓰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채점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글씨를 깔끔하게 쓰는 연습도 필요하다. 지식이 많이 있어도 평소 자기 생각을 글로 쓰기를 귀찮아하는 학생은 능력을 한껏 발휘하지 못 하기도 한다.

중학교 심화학습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술면접 문제의 다양한 유형을 접해 보고 자기 생각을 글로 써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 시사상식과 배경지식을 얻기 위해서 저학년 때부터 과학 잡지 하나를 골라 꾸준히 읽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학적 사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하고 역으로 생각해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영재판별검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과학을 선행 학습하는 정도를 보면 많이 하는 경우 물리, 화학, 지학, 생물을 Ⅰ, Ⅱ까지 하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선행학습을 많이 했다고 해서 효과적인 건 아니다. 영재판별검사는 과학고 구술면접이나 올림피아드와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영재판별검사를 치르는 학생은 중3 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중학 교과과정에 나오는 주제를 고교과정과 연관지어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이영숙 영재사관학원 분당직영캠퍼스 교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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