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일반고 학력차 점점 커져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2004~2006년 고1 학업성취도 비교조사 첫 공개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와 일반계 고교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고, 특히 ‘우수학력’ 학생의 비율에서는 그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3∼2006년 초등 6학년, 중3, 고1 학생의 3%를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교과를 평가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토대로 일반고와 특목고의 변화 추이를 비교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평가원은 그동안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의 학업성취도만 개략적으로 발표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고교 유형별로 별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시도별 및 학교 유형별 학업성취도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 교육과정 개정 등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업성취도 차이 및 변화 추이를 연구하기 위해 매년 내부 연구용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 평가에는 국어과목 기준으로 연도별로 일반고 학생 1만1095∼1만2740명, 특목고 학생 461∼534명이 참여했다. 특목고에는 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등이 해당된다.

▽성취도 갈수록 격차=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에는 영어를 제외한 4개 과목에서 일반고의 평균점수가 더 높았지만 2006년에는 특목고 평균이 일반고보다 2∼10점가량 높아졌다.

국어 평균은 2004년 특목고 362.14점, 일반고 362.61점으로 특목고가 오히려 0.47점 낮았지만 2006년에는 369.29점과 363.88점으로 특목고가 5.41점 높았다.

수학의 경우 2004년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2.23점이 낮았지만 2006년에는 5점 높았다. 영어는 특목고가 2004년 0.18점 높았지만 2006년에는 10.8점의 차이가 났다.

특히 특목고의 과목별 평균은 3년간 5∼10점 높아졌지만 일반고는 3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사회 과목의 특목고 평균은 2004년 359.42점에서 2006년 364.53점으로 5.11점 높아진 반면 일반고는 361.76점에서 360.01점으로 1.75점 낮아졌다.

수학도 특목고는 6.91점 오른 반면 일반고는 0.32점 낮아졌고, 영어도 특목고는 9.71점 올랐지만 일반고는 0.91점 낮아졌다. 국어와 과학에서는 특목고 평균이 각각 7.15점과 6.94점 높아진 반면 일반고는 각각 1.27점, 0.05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우수학생 비율 격차도 커져=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을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4등급으로 분류한다. 특목고 우수학력 학생 비율은 최근 3년간 국어 영어 수학에서 배 가까이 늘었지만 일반고는 다소 올랐거나 낮아졌다.

국어의 경우 2004년 특목고의 우수학력 비율은 27.3%였지만 2006년 47.4%로, 수학도 24.4%에서 45%로, 영어는 30%에서 56.3%로 늘었다.

반면에 일반고는 국어 과목 우수학력 비율이 18.5%에서 22.3%로 3.8%포인트 올랐고, 과학과 영어는 각각 0.2%포인트와 0.4%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는 특목고의 진학 경쟁이 치열해 입학생의 수준이 높아지고, 2003∼2005년 신설된 수도권 이외 지역의 외고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교육과정이 정착되면서 ‘교육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외국어대부속 용인외고 정영우 3학년 부장은 “학생들의 목적의식과 성취욕, 효율적인 수업지도 덕분에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고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며 “평준화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학교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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