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지하철 100배 즐기기<11>남광주역

  • 입력 2008년 3월 28일 07시 40분


‘기차의 추억’ 찾아 전시회도 보고

연인끼리 친구끼리 산책로 걷고

남광주역은 일제강점기에 처음 문을 열었다.

지금은 사라진 경전선(慶全線) ‘남광주역’ 자리에 지하철이 생기면서 같은 이름으로 거듭났다.

남광주시장과 조선대 전남대병원 등을 끼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활기가 가득하다.

○ 사라진 기차역이 지하철역으로 ‘부활’

행정구역상 동구에 속해 있지만 경전선 개통(1930년) 당시 보성 장흥 고흥 등으로 통하는 남쪽 관문에 자리 잡았다고 해서 ‘남광주역’으로 이름이 붙었다.

1936년 ‘신광주역’으로 간판을 달았다가 2년 뒤 다시 바뀐 이후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해 왔다.

2000년 철도와 함께 용도 폐지됐으나 2004년 지하철 개통으로 이름을 되찾았다.

이 역을 통과한 마지막 국철열차는 2000년 8월 10일 오전 3시 40분 부산발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로 기록돼 있다.

남광주역 앞에 자리 잡은 남광주시장이 문을 연 것은 1975년.

여수 보성 장흥 등지에서 경전선 열차에 실려 온 싱싱한 해산물과 채소류 등을 사고파는 ‘반짝시장’이 자연스럽게 상설 시장으로 발전했다.

기차역은 사라졌지만 요즘도 날마다 새벽 동 틀 무렵 역 앞마당에는 수백 명의 아낙네가 몰리면서 새벽시장이 열린다.

역을 중심으로 동북쪽(6번 출구)에 조선대와 조선이공대, 중고교 및 조선대병원이, 서북쪽(4번 출구)에는 전남대 의대와 전남대병원 등이 있어 하루 5만 명 안팎의 인파가 움직인다.

○ 폐선 터가 ‘푸른 길’로… 사계절 명소 떠올라

광주 도심을 관통하는 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 10.8km 구간은 소음 진동과 잦은 교통사고 위험에다 도시 개발을 가로막는다는 원성 탓에 폐지됐다.

5만여 평에 이르는 폐선 터 전 구간에는 나무와 꽃을 심어 도심공원으로 바꾸면서 사계절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남광주역 주차장에는 지금도 철도와 객차 2량이 남아 ‘기차의 추억’을 되살려 준다.

객차 내부는 ‘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 사무실과 전시관으로 꾸며져 지역 회화 사진작가들이 참여하는 ‘기차가 돌아왔다’전이 열리고 있다.

남광주시장(3번 출구) 한쪽에 자리 잡은 ‘광주아나고’(062-223-2929)는 30년 넘은 이 지역 대표 횟집. 여수 고흥 등지에서 갓 잡아온 붕장어(1인분 1만5000원)를 참숯에 구워 낸다. 10만 원 안팎의 생선회(3, 4인분)를 주문하면 낙지 해삼 등 20가지 해산물이 따라 나온다.

‘5·18낙지’(062-224-7150)와 ‘득량집’(062-224-5212), ‘신선횟집’(062-222-0634) 등도 남광주시장의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이름 난 맛 집이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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